문승원·최원태, 아시안게임 선동렬호 마운드 희망 될까

입력 2018-05-10 05:01
올 시즌 한국프로야구(KBO) 리그의 토종 선발들 가운데에선 SK 와이번스 문승원(위 사진)과 넥센 히어로즈 최원태의 호투가 돋보인다. 20대인 두 투수는 등판할 때마다 지난해보다 성장한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문승원과 최원태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최종 엔트리에 들 것이라는 전망도 높아지고 있다. 뉴시스

문, 시즌 등판 7경기 중 6경기서 3실점 이하 호투… 4선발役 톡톡
최, 투심 앞세워 규정이닝 채운 국내 선발진 중 평균자책점 3위


“최종 엔트리는 최고의 선수들로 채울 것이다. 그때 잘하는 선수들이 우선이다.”

선동렬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오는 8월 열리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최종 엔트리에 대한 구상을 밝히며 한 말이다. 이름값에 연연하지 않고 최강의 팀을 꾸리겠다는 의지다. 아시안게임 최종 엔트리 제출이 5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지금 국가대표 경력이 없는 두 젊은 투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SK 와이번스 문승원(29)과 넥센 히어로즈 최원태(21)가 그 주인공이다.

용병 2명이 팀의 1, 2선발을 맡는 경우가 대부분인 한국야구에서 토종 선발진은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2018 시즌 괄목상대할 만큼 성장한 문승원과 최원태의 활약은 단연 돋보인다.

문승원과 최원태는 현재 평균자책점 순위에서 규정이닝을 채운 국내 선발 선수들 중 2017 시즌 최우수선수(MVP) KIA 타이거즈 양현종(3.05)에 이어 각각 2위(3.76)와 3위(3.86)에 올라 있다. SK 김광현은 3.23의 낮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지만 부상으로 규정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문승원은 이번 시즌 불운에 시달리고 있다. 7경기에 등판해 1승 3패를 기록했다. 유독 그의 등판일에 타선이 잠잠하거나 중간계투진이 대량 실점했다. 지난 5일 롯데전에서는 7이닝 무실점으로 완벽한 피칭을 하고도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하지만 7경기 중 6경기에서 3실점 이하로 호투하며 기복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6승 12패 5.33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던 지난해보다 모든 면에서 발전했다는 평이다. 문승원은 “제구가 좋아지면서 모든 구종에 작년보다 자신이 생겼다”며 “올해는 편안한 마음으로 던지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앙헬 산체스와 메릴 켈리, 김광현이 버티는 강력한 SK 선발진에 문승원이 4선발로 제몫을 다해 주자 SK는 현재 두산 베어스에 2게임 차 뒤진 2위에 올라있다.

최원태는 첫 풀타임 시즌을 보낸 지난해보다 더 성장한 모습이다. 지난해 최원태는 11승을 올리며 순항하다 9월 어깨와 팔꿈치 통증으로 1군에서 말소된 뒤 시즌을 마감했다. 이번 시즌도 어깨 통증으로 한 번 선발 등판을 걸렀지만 부상에서 돌아온 5일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6이닝 1실점으로 쾌투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지난달 18일 NC전에서는 8회 1사까지 퍼펙트게임을 이어가기도 했다.

투심패스트볼이 주무기인 최원태는 올 시즌 활약의 비결에 대해 “비시즌에 준비를 잘한 것 같다”며 “볼넷을 줄이려 노력하며 경기에 집중하니 좋은 결과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문승원과 최원태의 활약은 한국 야구대표팀의 가장 큰 골칫거리로 떠오른 선발 투수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양현종이 올 시즌에도 활약을 이어가고 있지만 장원준과 차우찬, 윤성환 등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선발들이 나란히 부진하다.

한때 국가대표 터줏대감이었던 김광현은 몸 상태가 온전치 않다. 문승원과 최원태가 이런 활약을 지속한다면 둘 모두 프로 생활 첫 태극마크를 달고 아시안게임 마운드에 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승원은 “뛰어난 투수들 사이에서 내가 대표팀에 발탁된다면 영광일 것”이라고 전했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

<9일 프로야구 전적>

△한화 4-1 넥센 △롯데 2-3 LG △두산 13-7 KIA △SK 6-5 NC △삼성 5-4 K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