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 누드모델 몰카’ 2차 가해 수사 확대

입력 2018-05-10 05:03

피해 남성모델, 성적 비하 댓글 워마드 회원 2명 모욕 혐의 고소
경찰, 사진 유포 용의자 추적… 학생·교수 등 참고인 조사


서울 홍익대 미술 실기 수업에서 남성 누드모델의 사진을 몰래 찍어 인터넷에 유포한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남성혐오’ 온라인 커뮤니티 워마드를 중심으로 벌어진 2차 가해 수사에도 착수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피해자인 남성 모델이 모욕 혐의로 워마드 회원 2명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했다고 9일 밝혔다. 이들은 해당 모델에 대해 성적인 비하 댓글을 단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은 지난 1일 워마드에 ‘미술수업 남누드모델 조신하지가 못하네요’라는 제목의 사진이 올라오면서 시작됐다. 해당 사진은 당일 홍대 회화과 크로키 수업의 쉬는 시간에 몰래 촬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포된 사진에는 모델의 얼굴과 신체 주요 부위가 그대로 드러났다. 이 게시 사진에 남성 모델을 성적으로 조롱하고 비하하는 댓글이 달리면서 2차 피해가 발생했다.

학교 측의 수사 의뢰를 받아 내사에 착수한 경찰은 5일 정식 수사로 전환, 성폭력처벌법 위반(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혐의를 염두에 두고 문제의 사진을 찍고 유포한 용의자를 추적 중이다. 사건 당일 수업에 참여한 학생과 교수 등을 조사하고 휴대전화를 제출받아 디지털 포렌식도 병행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휴대전화 제출을 거부하거나 범행을 자백한 사람은 아직 없다”며 “이번 주 내 참고인 조사를 다 마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피해자를 겨냥한 악성댓글 등 2차 가해 수사도 확대될 전망이다. 피해를 본 남성 모델은 워마드 회원 2명을 우선 고소했지만 악성 댓글을 단 네티즌은 이들 외에도 많다. 경찰 관계자는 “일단은 핵심 용의자 추적에 주력하겠다”며 “워마드에도 협조 메일을 보냈다”고 밝혔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