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나 홀로 호황’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시간표를 앞당길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달러화 강세도 두드러진다. 이에 따라 글로벌 자금이 신흥국 시장에서 빠져 나와 선진국의 안전자산으로 회귀하기 시작했다. 신흥국 가운데 경제 여건이 나쁜 나라부터 금융불안 증상을 보이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국제통화기금(IMF)과 구제금융 협상을 시작했고, 터키 브라질 러시아도 외국인 자금이 떠나면서 통화 가치 약세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 역시 지난달에 외국인 주식자금이 20억4000만 달러 빠져나가는 등 소폭이지만 유출 흐름을 보였다. 다만 외국인 채권자금은 6억4000만 달러 들어오는 등 지난 1월부터 4개월 연속 유입세를 이어갔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4월 중 국제금융 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미 연준의 금리 인상 기대감으로 달러화는 모든 통화 대비 강세를 나타냈다. 3월 말과 비교해 지난 7일 환율 변화를 보면 한국 원화와 중국 위안화는 한 달여 사이 달러화 대비 가치가 각각 1.3%, 1.4% 떨어졌다. 이는 다른 신흥국인 아르헨티나 페소화(8.2%), 러시아 루블화(8.9%), 터키 리라화(7.1%), 브라질 헤알화(6.9%)의 가치 폭락과 견주면 선방한 실적이다.
아르헨티나는 8일(현지시간) IMF와 구제금융 협상을 시작했지만 달러당 페소화 환율이 23.41페소까지 떨어지면서 화폐 가치가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러시아 루블화는 미국의 경제제재 발표로, 아르헨티나와 터키 브라질은 정정 불안에 물가 상승 압력이 겹치면서 위기감을 키우고 있다. 국제금융협회(IFF)는 미국의 단기 금리가 1% 포인트 오르면 신흥국 투자자금이 올해 말까지 430억 달러가량 빠져나갈 것으로 예측한다.
반면 한국은 북한 리스크 완화의 영향으로 글로벌 달러화 강세 흐름을 눌렀다. 상대적으로 원화 가치 하락폭이 적었다. 한은 관계자는 “경상수지 흑자가 73개월째 이어지고 외환보유액이 4000억 달러에 육박하는 동시에 금융기관의 단기외채 비중이 낮아 다른 신흥국과 달리 금융 불안 가능성이 매우 적다”고 설명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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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무브’에 심상찮은 신흥국… 아르헨, 구제금융 협상
입력 2018-05-10 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