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특검’을 요구하며 7일째 단식 농성을 이어온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9일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결단을 기다리겠다”며 병원 이송을 거부했다. 국회 정상화를 위한 여야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졌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하루 종일 천막 농성장에 누워있다시피 했다. 김 원내대표를 진찰한 국회 의무실 관계자는 “김 원내대표가 급격한 혈압 저하와 저혈당, 맥박 불안정으로 건강 상태가 심각하다”며 “단식을 즉각 중단하고 병원에 입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단식 여파로 체온이 37.5도까지 올라가고 구토 증세를 보였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 5일 김모(31)씨에게 폭행당한 뒤 병원으로 이송됐을 때도 수액 처방을 거부했다.
홍준표 대표와 김무성 의원 등 중진들까지 나서 입원을 권유했지만 김 원내대표는 거부했다. 당내에서는 김 원내대표를 강제로라도 병원으로 옮기고 다른 의원들이 대신 농성하자는 얘기도 나왔다.
여야는 협상 일정조차 잡지 못한 채 책임 공방만 벌였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애초 드루킹 사건은 특검할 감(거리)도 아닌 사건”이라며 “야당이 청개구리식 협상으로 몽니만 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한국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 야3당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이 차기 원내 지도부에 협상을 떠넘기려는 무책임한 자세로 협상에 빗장을 걸고 있다”며 “떳떳하다면 특검다운 특검을 받아야 한다”고 압박했다. 철야농성을 이어온 바른미래당은 농성 대신 드루킹 특검 촉구 대국민 서명운동을 전개하기로 했다.이종선 김성훈 기자 remember@kmib.co.kr
김성태 단식 7일째… “실려가든지, 특검하든지”
입력 2018-05-09 19:05 수정 2018-05-09 2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