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아베의 국교 정상화 의사 김정은에 전달

입력 2018-05-08 21:41

“金, 아주 솔직하고 실용적 언제든지 일본과 대화 용의”
북·일 관계 정상화 되면 한반도 넘어 동북아 평화 기여”

문재인 대통령은 8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과거 문제 청산에 기반한 북·일 국교 정상화 추진 의사가 있음을 전달했다”며 “김 위원장은 언제든지 일본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게재된 일본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회담 내내 김 위원장에 대해 아주 솔직하고 실용적이라는 인상을 받았다”며 “완전한 비핵화와 핵 없는 한반도 실현에 대한 김 위원장의 의지를 직접 확인했다. 이는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긍정적 토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 취임 후 일본 언론 인터뷰는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북·일 간 대화 재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북·일 관계가 정상화되면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 평화와 안정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며 “일본은 완전한 비핵화 달성을 위한 한·미·일 공조와 한반도 평화, 번영을 위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선 “완전한 비핵화 실현을 위한 통 큰 합의와 구체적 방안이 마련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북한의 비핵화 이행과 검증을 두고 난항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포괄적인 합의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어 “한반도의 평화 정착과 남북의 공동번영은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을 통한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은 국제사회의 요구를 명확히 이해하고 있다. 저는 북·미 간 신뢰를 강화하고 합의가 잘 이뤄지도록 가능한 역할을 다해 나가고자 한다”며 북·미 대화의 중재 역할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또 “성급한 낙관은 금물이지만 과거 북핵 문제 협의가 실패로 귀결됐다고 오늘의 협의도 실패할 것이라는 비관론에 빠지면 아무 일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한·일 관계에 대해선 “양국이 진정으로 마음이 통하고 더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불행한 역사로 고통 받고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은 피해자분들의 용서와 화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한·일 양국이 역사 문제와 분리해 미래지향적 협력을 추진해 나가자는 입장을 일관되게 밝혀왔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9일 일본에서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와 한·중 정상회담을 하고 한반도 정세와 양국 관계 발전방안을 논의한다. 이 자리에선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 결과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과 리 총리의 만남은 세 번째다. 당초 문 대통령은 한·일·중 3국 정상회의와 한·일 정상회담 일정만 마치고 귀국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한·중 양국의 막판 협의를 거쳐 정상 간 만남이 성사됐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