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55%·경영권 확보, 10조 시장 2인자로 등극
AI 등과 결합 땐 ‘시너지’ 스마트홈 사업에도 접목
“2021년 매출 1조 돌파”
2011년 SK그룹이 하이닉스를 인수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해 ‘승부사’로 불리는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보안산업을 4차 산업혁명 시대 새로운 먹거리로 낙점하고 국내 2위 물리보안업체 ADT캡스 인수에 7020억원을 베팅했다. 이로써 SK텔레콤은 10조원 규모의 국내 보안시장 2인자로 올라서는 것은 물론 기존 보안 서비스에 통신,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더해 스마트 홈, 무인점포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SK텔레콤은 이사회를 열고 맥쿼리인프라자산운용과 함께 ADT캡스 지분 100%를 1조2760억원에 인수하기로 의결했다고 8일 밝혔다. SK텔레콤은 7020억원을 투자해 ADT캡스 지분 55%(74만주)와 경영권을, 맥쿼리는 5740억원을 투자해 지분 45%를 확보했다. 두 회사는 미국계 사모펀드 칼라일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기업결합 신고 및 승인 등 절차를 거쳐 이르면 3분기 안에 인수를 마칠 계획이다.
ADT캡스는 국내 시장의 약 30%를 점유하고 있으며 주로 기업이나 상가의 출입·시설을 관리하고 재산을 보호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해 매출 7217억원, 영업이익 1435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물리 보안시장은 에스원(49%), ADT캡스(27%), KT텔레캅(13%), NSOK(5%)가 분점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자사의 통신·AI·IoT·빅데이터 기술과 ADT캡스의 보안 기술 및 전국 영업망을 결합하면 시너지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 보안 관리자가 CCTV를 지켜보는 방식을 넘어 AI가 이상 징후를 파악해 관리자에게 알려주는 식의 ‘정보통신기술(ICT) 보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물리 보안서비스와 달리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적용한 ICT 보안서비스 시장은 블루오션”이라며 “ADT캡스 매출은 2021년까지 1조원을 돌파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SK텔레콤은 공들여온 스마트홈·무인점포·드론 사업에도 ICT 보안 서비스를 접목할 계획이다. 예컨대 스마트홈 분야에서는 AI가 집주인과 침입자를 구별해 ADT캡스 직원을 출동하도록 유도하면서 경찰·병원에까지 위험신호를 보내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무인점포 분야에서는 지능형 CCTV가 소비자에게 할인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드론 분야에서는 농작물 도난을 감시하는 서비스 등을 구상하고 있다.
ADT캡스 인수는 SK텔레콤이 2014년 인수한 물리보안업체 NSOK 등 그룹 내 보안 계열사와도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ADT캡스와 NSOK 두 회사가 시너지를 내기 위해 합병할지, 개별 운영할지 미정이지만 시너지는 분명 클 것”이라며 “서로 겹치는 영역이 많으면 합병 가능성이 높지만, 합병 없이 단순 기술교류·개발 형태로 협력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1위 정보보안업체 SK인포섹과 SK텔레콤이 지난 2월 인수한 세계 1위 양자암호통신 아이디큐(IDQ)와의 협력도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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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그래픽=공희정 기자
“보안산업이 새 먹거리”… SKT, ADT캡스 품다
입력 2018-05-09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