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 “잠정결론 언론에 흘려 손해” 당국 “투자자 보호 위해 휴일 공개”

입력 2018-05-08 21:05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분식회계’라는 잠정 결론을 공개하지 말라고 하고는 정작 금융감독원이 외부에 알려 시장 불안을 키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금감원이 ‘투자자 보호를 위해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라며 맞받아치면서 공방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8일 증시 개장을 앞두고 홈페이지에 “금감원이 지난 1일 분식회계 잠정결론을 사전 통지하면서 ‘협의 없이 언론 등 외부에 공개해선 안 된다’는 공문을 보냈었다. 그런데 되레 금감원의 조치 내용 등이 확인 절차 없이 기사화되면서 시장과 투자자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지난 1일 이후 4거래일 동안 삼성바이오로직스 시가총액은 8조9650억원 증발했다.

금감원은 “조치 내용의 공개는 내부자 정보이용을 방지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반박했다. 원승연 금감원 부원장은 “다수 투자자와 연관된 사안이므로 가장 시장에 영향을 덜 미치는 휴일(1일 근로자의 날)을 골라 공개했다”며 “구체적 위반 사항을 공식적으로 밝힌 적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감리위원회 등에서 조치를 확정할 때까지 철저하게 기밀을 유지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혐의를 검토할 감리위원회는 17일 열린다.

원 부원장은 ‘금감원이 말을 바꾼다’는 지적에는 “금감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를 점검한 것은 지난해 4월이 처음이고, 이전에는 한국공인회계사회에서 본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최근 3명의 민간 출신 금감원장이 왔고, 이는 그간 소홀했던 금융투자자 보호에 더 주력한다는 의미다. 그런 점에서 회계 투명성을 강조하다 보니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이날 3.06% 오른 37만500원으로 마감했다. 5거래일 만의 오름세다. 개인과 외국인은 순매도했지만 기관이 599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피지수는 0.47% 내린 2449.81에 마감했다. 한국거래소는 “남북 정상회담 기대감이 약화됐다”고 분석했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