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선수 꾸준히 교류하면 더 잘할 것”

입력 2018-05-08 21:08
스웨덴 할름스타드에서 열린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한국 남녀 탁구 대표팀 선수단이 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번 대회 여자 대표팀은 1991년 지바 세계선수권 이후 27년 만에 북한 선수단과 남북 단일팀을 이뤄 화제를 모았다. 뉴시스

“전격적으로 남북 여자 탁구 단일팀이 구성됐을 때 정말 역사적인 순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남북 선수들이 꾸준히 교류하면 이번보다 더 잘할 수 있을 겁니다.”

안재형 한국 여자 탁구 대표팀 감독은 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밝은 표정으로 남북 단일팀을 꾸려 스웨덴 할른스타드 2018 세계탁구선수권대회 4강전을 치른 소감을 밝혔다. 1991년 지바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27년 만에 남북 단일팀을 구성한 여자 탁구 대표팀과 남자 탁구 대표팀은 나란히 동메달을 거머쥐고 입국장에 들어섰다.

일본과의 4강전에서 첫 주자로 나선 전지희는 “단일팀에 다시 나갈 기회가 생긴다면 더욱 힘을 모아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4강전 세 번째 주자였던 양하은은 “목표했던 메달을 따냈다”며 “이번에는 (단일팀이라는) 특별한 의미가 있어 더욱 기쁘다”고 말했다. 4강전에 나서지 않은 서효원은 “엔트리만 확대된다면 단일팀으로 계속 함께해도 좋을 것 같다. 북한 선수들이 탁구 라켓을 ‘판때기’라고 불러서 놀랐다”며 웃었다.

탁구 여자 대표팀은 이번 대회 8강전에서 북한 대표팀과 맞붙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대한탁구협회는 3일 북한탁구협회와 ‘KOREA’라는 이름으로 남북 단일팀을 구성하기로 결정했고, 남북은 8강전을 치르지 않고 함께 4강에 올랐다. 비록 4일 열린 일본과의 4강전에서는 패했지만 1991년 지바 세계선수권대회 여자부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27년 만에 재현된 단일팀은 남북 화합의 상징이 됐다.

국제탁구연맹(ITTF)은 이날 북한탁구협회가 평양오픈(6월 13∼17일)에 국제심판을 보내달라는 공개 초청장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북한탁구협회의 국제심판 초청은 국제 탁구계와 교류에 나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한국이 평양오픈에 참가 의사를 밝혀 남북 간의 탁구 교류는 계속해서 이어질 전망이다.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은 “이번 대회를 계기로 남북 교류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선수들에게 피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평양오픈 엔트리 마감이 14일이므로 빠르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시안게임과 도쿄올림픽 단일팀에 대해서는 아직 확답을 드릴 수 없다. 빨리 논의해 보겠다”며 긍정적 입장을 보였다.

대한탁구협회는 대표팀이 평양오픈에 참가할 경우 오는 7월 대전에서 개최되는 코리아오픈에 북한 대표팀을 초청할 계획이다.

인천=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