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셉 윤 “평화협정을 비핵화보다 우선시하면 큰 실수”

입력 2018-05-08 22:02

조셉 윤(사진) 전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7일(현지시간) “북·미 정상회담에서 평화협정을 비핵화보다 우선시하면 북한을 승인된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셈”이라고 경고했다.

윤 전 특별대표는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워싱턴DC에서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해 “평화협정을 비핵화보다 앞세우는 것은 큰 실수를 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는 것은 매우 복잡한 문제라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베트남에서도 전쟁이 끝난 뒤 평화조약까지 가는 데 9∼10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윤 전 대표는 한반도 비핵화 여건이 과거보다 훨씬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6자회담이나 제네바합의 당시보다 북한의 몸값이 올랐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역할에 주목했다. 윤 전 대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여기까지 온 핵심 이유 중 하나는 중국이 비핵화와 한반도 정세 불안에 대해 예전보다 훨씬 주안점을 뒀기 때문”이라며 “중국은 북·미 회담 이후에도 더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토론회에서는 비핵화 검증의 어려움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빅터 차 CSIS 한국석좌는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든 PVID(영구적이며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든 북한이 핵 시설을 전면 공개하지 않는다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수미 테리 CSIS 선임연구원도 “북한이 어디에 얼마나 많은 핵무기를 두고 있는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런 지적에 대해 조윤제 주미 한국대사는 “검증과정에서 세심한 조율과 엄청난 인내가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사진=김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