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헌 금감원장 “금융감독 본질은 위험관리… 행정 마무리 아냐”

입력 2018-05-08 21:04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 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해 강단으로 이동하고 있다. 윤성호 기자

윤석헌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취임사에서 ‘독립’과 ‘브레이크’를 강조했다. 감독업무를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독립성 유지가 필요하며, 적절하게 브레이크를 밟아야 한다고 했다. 상위 기관인 금융위원회를 비롯해 정부부처에 휘둘리지 않고 소신을 펼치겠다는 선언으로 해석된다.

윤 원장은 8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제13대 원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취임사에서 “잠재 위험이 가시화되기 전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동시에 현실화된 위험에 엄중하게 대처하는 게 금융 감독의 본질”이라며 “금감원이 국가 위험관리의 중추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원장은 가계부채 문제가 국가경제를 위협하는 현재 상황을 예로 들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금감원이 정체성을 정립하지 못한 채 외부의 다양한 요구에 흔들리자 자금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감독 사각지대가 나왔다”고 했다. 박근혜정부에서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완화할 때 금감원이 반대 목소리를 내지 못한 것을 지적한 것이다. 잘못된 영업관행과 불공정 거래를 적절히 관리하지 못해 저축은행 사태, 동양그룹 사태 등 소비자 피해사례가 이어진다고 꼬집기도 했다.

윤 원장은 “금융 감독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독립성 유지가 필요하다. 금융 감독이 단지 행정의 마무리 수단이 돼서는 곤란하다”고 밝혔다. 이어 “법과 원칙에 따라 소신을 갖고 시의적절하게 브레이크를 밟아야 한다”고 했다. 윤 원장은 취임 이전부터 금융 정책과 감독 기능의 분리를 강조해 왔다. 금융위를 해체하고 금감원으로 감독 기능을 일원화하자는 것이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

사진=윤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