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71회를 맞은 칸영화제가 ‘미투(#MeToo) 운동’에 따른 세계 문화계의 흐름을 고려해 작품을 심사할 때 여성의 대표성을 더 많이 반영하겠다고 선언했다.
프랑스 칸에서 8일(현지시간) 영화제가 개막한 가운데 티에리 프레모 집행위원장이 하루 앞서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열고 “작품은 제작자의 성별이 아니라 오로지 영화의 예술성을 기준으로 심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영국 BBC방송이 보도했다. 프레모 위원장은 이어 “영화는 항상 남성들의 손에 있었지만 앞으로는 여성 제작자들이 더 많이 생겨날 것”이라며 “심사위원회의 남성과 여성 비율을 개선하고 심사위원장에 여성을 더 위촉하겠다”고 밝혔다.
문화계 분위기를 반영하듯 올해 칸영화제 심사위원장은 호주 출신 여배우 케이트 블란쳇(58·사진)이 맡았다. 블란쳇을 비롯해 100여명의 여성 영화인들은 오는 12일 미투 운동을 지지하는 레드카펫 행진도 벌인다. 칸영화제 측은 성추행과 성희롱 등을 신고할 수 있는 전용 핫라인도 개설했다.
미투 운동을 촉발한 할리우드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66)은 과거 칸영화제에서 4건의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칸영화제 “여성 대표성 더 반영”… 심사위원장엔 ‘미투’ 지지 블란쳇
입력 2018-05-08 18: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