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대좌 유럽망명 시도說… 김일성 모친 강반석과 인척

입력 2018-05-07 18:12
북한이 지난 2월 행방불명된 북한군 고위 간부가 영국 등 유럽으로 도피해 망명을 시도할 것으로 보고 암살조를 급파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북한 전문 매체 데일리NK를 인용해 중국 동부 지역에서 방첩 업무를 총지휘하던 국가보위성 해외반탐국의 50대 후반 강모 대좌(대령급)가 영국 등 유럽으로 도주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난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대북 소식통은 “중국 선양의 칠보산호텔에 머무르면서 중국과 러시아, 동남아 지역에서 활동하는 반탐국 성원들을 총지휘한 강씨가 지난 2월 25일 돌연 자취를 감췄다”면서 “도주 당시 달러를 찍는 활자판과 상당량의 외화를 소지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반탐국의 핵심 3인방으로 불리는 강씨는 중국과 러시아에서 들어오는 정보를 검토 및 확인지시하고, 핵과 미사일 개발 인재 육성을 위해 중국과 러시아 학자들을 북한과 연계시키는 물밑 작업도 맡고 있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강씨는 김일성의 모친 강반석과 인척관계인 ‘백두혈통’으로 막강한 권력을 행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사건을 보고받고 즉시 ‘제거’하라고 명령했고, 공작원 7명이 급파됐으나 이들이 빈손으로 돌아오자 3명을 다시 보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북한은 영국이나 프랑스로 간 것으로 추정되는 강씨가 유럽에 망명을 시도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망명 성공 전에 암살하려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씨의 도주 동기는 해외에서 몰래 벌어들인 돈과 활동 내역이 기록된 장부가 발각됐기 때문이며, 그의 가족은 여전히 북한에 머무는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