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폭행한 김모(31)씨가 애초에 홍준표 한국당 대표를 폭행 대상으로 삼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홍 대표가 남북 정상회담을 정치 쇼라고 하며 비방하는 것에 울화가 치밀어 홍 대표를 때리려 했다”고 진술했다고 서울 영등포경찰서가 7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홍 대표 위치를 파악하지 못해 단념했다가 김 원내대표가 국회에서 단식농성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범행 대상을 바꾼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김씨가 편의점에서 구입한 연양갱을 김 원내대표에게 건네주는 척하면서 범행하기로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는 앞서 경기도 파주 통일전망대에서 열린 진보단체의 대북전단 살포 반대 행사에 참석한 다음 국회로 가기로 계획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지난 4일 거주지인 강원도 동해에서 서울행 버스표를 구입했다. 경찰은 김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해 노트북 컴퓨터 등을 확보해 이런 내용을 확인했다.
김씨는 오후 영장심사를 위해 서울남부지법으로 이송되는 도중 “한국당은 단식을 그만하고 대한민국을 위해 노력하라”며 “재판 결과에 항소하지 않고 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범행을 혼자 계획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당연하다”고 답했다. 서울남부지법은 “도주 염려가 있다”며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영등포경찰서는 앞서 6일 건조물침입 및 상해 혐의로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한국당은 김모씨 배후설을 주장했다. 당초 홍 대표를 범행 대상으로 고려한 점, 진보단체가 주관한 대북전단 살포 반대 행사에 참석하려 했던 점 등을 주요 근거로 제시했다.
장제원 한국당 대변인은 “무직인 김씨가 대북전단 살포 반대 집회에 갔다가 다시 많은 돈을 내 택시를 타고 국회까지 이동한 점이 의심된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폭행 현장에서 김씨가 “김경수 무죄”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이라고 말한 점도 배후가 있다는 것을 뒷받침한다고 주장했다.
문동성 이사야 기자 theMoon@kmib.co.kr
범인, 애초에 홍준표 대표 때리려 했다
입력 2018-05-07 18:20 수정 2018-05-07 2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