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에이스 차우찬 부진과 철벽 불펜·마무리 붕괴로 ‘추락’
외국인 원투펀치 건재해 부상 가르시아 복귀 땐 ‘희망歌’
LG 트윈스가 천국과 지옥을 오가고 있다. 신바람 나는 8연승을 달린 뒤 지난달 29일부터 6일까지 단 1승도 올리지 못하며 7연패 했다. 믿었던 투수진이 무너진 것이 치명적이었다. 이번 주 경기 결과에 따라 LG가 전처럼 ‘내려갈 팀’으로 전락할지, 반등에 성공할지가 판가름날 전망이다.
에이스 차우찬의 부진이 가장 뼈아프다. 연패기간 중 차우찬이 당한 패배만 2차례다. 1일 한화전에서 5이닝동안 6실점, 6일 두산과의 경기에서는 4⅓이닝동안 9실점이나 했다. 차우찬은 올 시즌 7경기에 선발 등판해 평균자책점이 8.42나 돼 에이스란 칭호가 무색할 정도다. 지난해 10승과 3.43의 평균자책점으로 활약한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차우찬의 부진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 차우찬은 스프링캠프 때 팔꿈치 통증으로 실전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이어 시범경기에 등판하긴 했지만 몸이 온전치 않았다. 그런 가운데 류중일 LG 감독은 시즌 개막 후 일주일 만에 차우찬을 곧바로 1군 마운드에 올렸다. 차우찬은 7경기 중 5경기에서 4점 이상 실점했다. 충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을 던진게 화근이 된 셈이다.
불펜도 줄줄이 무너졌다. 필승 중간계투였던 김지용은 지난달 29일 삼성전과 지난 4일 두산전에서 각각 3실점을 내주며 패전투수가 됐다. 두 경기에서 홈런만 3개를 맞았다. 지난달 28일 1.13였던 평균자책점이 단 2경기 만에 4.15로 뛰어올랐다. 가장 믿음직한 두 투수가 7연패 중 4패를 기록했다. 이 기간 마무리 정찬헌도 블론세이브로 한 차례 불을 질렀고 좌완 계투 진해수도 13점대 평균자책점으로 부진했다.
연패기간 부각된 허술한 2루 수비는 팀에게 뼈아프다. 주전 2루수인 강승호가 1할대의 타격으로 2군으로 내려갔는데 대신 출장한 박지규가 치명적인 실수를 연발했다. 지난 3일 한화전에서 포구 실책을, 지난 6일 두산전에서는 송구 실책을 범해 대량 실점의 빌미를 줬다. 타율도 1할대에 머무르고 있다. 마땅한 대체자원이 없다는 점도 문제다. 상대팀이 구멍인 LG 2루 방향을 적극 공략하는 효과까지 안겨줬다.
물론 아직 시즌 초반이어서 이대로 LG가 무너진다고 보기는 이르다. 여전히 강력한 타선과 용병 원투펀치의 존재는 LG 반등의 희망이다.
김현수가 4번에서 중심을 잡아주고 있는데다 양석환과 채은성이 올 시즌 각각 8홈런과 6홈런으로 뒤를 받치고 있다. 3할이 넘고 홈런이 8개나 되는 포수 유강남의 존재도 상대방에게는 부담이다. 일발장타의 타자들이 포진해 있는 셈이다. 주장 박용택도 0.317의 고타율로 팀을 묵묵히 이끌고 있다. 연패 기간에도 LG 타선은 경기당 평균 4.43점을 올려 제몫을 다했다. 여기에 햄스트링 부상으로 빠진 3루수 아도니스 가르시아가 조만간 복귀하면 타선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가르시아가 4번을 맡아주면 양석환과 채은성 등이 하위타순에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가르시아는 8일 재검진을 거친 뒤 복귀 일정이 결정될 예정이다.
용병 원투펀치 헨리 소사와 타일러 윌슨도 건재하다. 소사는 3승 무패 1.10의 평균자책점으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고 윌슨은 등판한 7경기 모두 3실점 이하로 호투했다. 유망주 김대현과 임찬규도 4·5선발로는 충분하다. 차우찬의 회복과 불펜진의 정비만 잘 된다면 LG 투수진은 본 궤도에 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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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우 기자 base@kmib.co.kr
8연승 후 7연패 LG… DTD냐, 숨고르기냐
입력 2018-05-08 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