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상주직원이 핸드백에 금괴까지 불법 반출

입력 2018-05-07 18:27
인천공항 상주직원들은 세관직원이 없는 통로를 이용해 향수·핸드백 등 면세품뿐 아니라 금괴까지 밀수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공항 상주직원 통로는 최근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밀수·탈세 행위의 ‘루트’가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7일 관세청 등에 따르면 감사원은 2016년 9월 입출국장의 보세구역에서 일반구역으로 향하는 상주직원 통로 등에 대한 경비·검색 실태를 점검한 결과 면세품의 반출 위험이 큰 것으로 우려된다고 경고했다.

상주직원 통로는 세관이 아닌 공항공사가 관리하고 있다. 감사원은 당시 세관이 상주하는 8개 공항을 상대로 상주직원 통로로 테러 물품·면세품 등이 불법으로 반입될 수 있는 허점이 있는지 점검했다. 그 결과 대구·양양공항은 외부 반출에 대한 관리가 전무했다. 인천 등 나머지 6개 공항은 휴대·반출 물품과 달리 대인검색이 꼼꼼히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이 밝힌 인천공항 상주직원의 불법 반출 적발 사례만도 2013년 4월부터 3년간 총 30건에 달했다. 이 중 화장품·향수가 9건으로 가장 많았고 담배(7건), 와인·맥주 등 주류(5건) 순이었다. 상주직원이 20㎏ 상당의 홍콩 금괴를 밀수하는 것을 돕다가 적발된 사례도 있었다.

감사원은 당시 관세청에 “상주직원 등이 만약 고가의 밀수품이나 마약·총기류 등을 몸에 소지하거나 차량에 숨겨 나왔을 때 적발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세종=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