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프 교수 첫 방한 ‘고난과 희망’을 논한다

입력 2018-05-08 00:01

석학 미로슬라브 볼프(Miroslav Volf·사진) 미국 예일대 교수가 이달 말 방한한다. 종교와 인류 공영, 화해와 영성 등에 관한 연구로 전 세계 신학자와 종교 지도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그는 한국에서 ‘고난’을 주제로 과거의 질곡과 미래의 희망을 논한다.

실천신학대학원대(실천신대·총장 박원호)는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기독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는 29일 서울 경동교회(채수일 목사)에서 ‘볼프 교수 초청 제11차 국제실천신학 심포지엄’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볼프 교수의 방한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원호 총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실천신대는 매년 세계 석학을 초청해 우리 시대와 한국교회의 지향점을 발견하는 시간을 마련해 왔다”며 “욥기와 바울 서신에 나타난 고난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국현대사의 고난, 화해와 평화, 상생으로 나아가는 길을 찾고자 볼프 박사를 초청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남북 관계가 진전되고 평화통일을 향한 의지가 고조되고 있는 이 시기에 아픔을 딛고 고난을 이겨낸 과정을 신학적으로 접근해 보는 것은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적신앙’ ‘배제와 포용’ 등의 저서로 유명한 볼프 교수는 현대사회에서 기독교가 변두리로 내몰리는 위기에 대해 “복음의 문제가 아니라 복음을 왜곡하는 교회와 기독교인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교회와 기독교가 복음의 바른 이해를 통해 공익에 이바지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실천신대 이범성(선교학) 교수는 “이번 심포지엄은 위기론이 팽배한 한국 기독교 사회에 공감을 얻어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난의 기억, 희망의 축제’를 주제로 한 심포지엄은 개회예배와 기도회, 강연, 패널토의 및 질의응답으로 진행된다. 박종환(예배학) 실천신대 교수는 “강연 후 트라우마 분야 전문가의 논찬을 통해 세월호, 한반도 분단사 등 우리 사회가 경험한 아픔을 신학적으로 짚어볼 예정”이라며 “한국 기독교가 내적 영역뿐 아니라 공적 영역으로 시야를 확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