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생활환경 변화로 임신과 출산이 늦어지고 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불임과 난임, 자궁암, 자궁근종 등 여성질환 빈도가 늘고 있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방치할 경우 심각한 질병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꾸준한 진단과 예방을 강조한다. 지난달 24일 안동병원과 쿠키뉴스 공동 주최로 열린 ‘여성 질환·대장암, 제대로 알고 치료하자’ 닥터토크 콘서트에서는 여성들에게 나타나는 부인과질환의 진단과 치료, 예방법이 소개됐다.
◇폐경 후 생식기 출혈, 10명 중 1명은 자궁내막암=구태본 안동병원 산부인과 과장은 “폐경 이후 생식기 출혈이 나타난 여성 환자의 10중 1명은 자궁내막암이다. 자궁내막암 환자의 경우 생식기 출혈이 있으면 벌써 암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생식기 출혈은 폐경 이후 여성에게서 자주 나타나는 주요 증상 중 하나다.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출혈의 위치를 파악해야 한다. 외음부, 질 출혈의 경우 소양증, 성관계로 생긴 상처 때문에 나타난 것일 수 있다.
그러나 단순 상처나 비뇨기질환이 아닐 경우에는 자궁내막위축(8%), 점막하 근종(30%) 자궁경관 또는 자궁내막의 용종(30%), 자궁내막증식증(4∼8%) 등 비교적 가벼운 양성질환일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 중 일부 환자에게는 자궁내막암, 자궁경부암, 호르몬생산난소종양 등 악성종양이 동반된다. 구태본 과장은 “특히 폐경기 출혈 환자 10명 중 1명은 자궁내막암일 정도로 흔하게 나타나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자궁내막암은 수정란이 착상하는 자궁내막에 발생하는 암이다. 구 과장에 따르면 자궁내막암 위험군은 나이가 많은 여성, 늦은 나이에 폐경이 된 여성, 아이를 출산하지 않거나 불임인 여성, 비만·당뇨·고혈압 환자 등이다. 젊은 여성에게는 드물지만 1년에 생리가 3∼4회 이하에 그칠 경우 의심해봐야 한다. 자궁내막암 치료는 병기와 상관없이 수술이 원칙이다. 구태본 과장은 “자궁내막암은 뚜렷한 치료법이 적고 항암제가 잘 듣지 않는다”며 “자궁내막암 1기 초에 발견하면 희망이 있다. 1년에 한 번씩 검진을 받아서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자궁근종, 35세 이상 여성에게 가장 흔한 종양=자궁근종은 여성에게서 발생하는 종양 중 가장 흔하다. 35세 이상 여성 중 약 20% 정도가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16년 진료비통계지표에 따르면 국내 자궁근종으로 인한 입원 인원수는 총 5만2092명으로 2014년(5만904명) 및 2015년(4만9531명)과 비교해 매년 비슷한 수치를 보인다. 최근에는 출산연령이 높아짐에 따라서 자궁근종 환자는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자궁근종은 자궁의 평활근에서 유래되는 양성 종양으로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성장호르몬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자궁근종 대부분 가임 연령 동안에 생겨나 임신기간에 커지고 폐경 이후에 작아지는 것으로 알려진다. 자궁근종 위험군은 임신경험이 없는 35세 이상 가임기 여성이다. 증상은 대개 근종의 크기와 위치에 따라 월경과다, 골반통증, 빈뇨, 생식기 출혈 등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난다. 하지만 일정 수준에 이르기 전까지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구태본 과장은 “빈뇨, 출혈이 있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며 “우리나라 여성들은 결혼 전에는 산부인과를 찾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결혼이 늦어지면서 자궁질환의 진단 시기도 덩달아 늦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혼 여성이라도 35세가 이후 자궁근종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산부인과 검진을 받아야 한다.
자궁근종 치료는 환자의 연령, 가족환경, 임상증상의 정도에 따라 다르다. 근종 위치나 크기에 따라 수술을 하지 않고 지켜보는 경우도 있다. 수술은 임신을 원하지 않는 경우나 근종이 다발성인 경우에는 자궁절제술을 시행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자궁근종만 절제하는 자궁근종 절제술이 일반적이다. 수술 후 약 40%에서 임신이 되며 제거 후 자궁벽이 약해지거나 또는 근종이 재형성되기도 하는 단점이 있다. 자궁근종은 재발률도 높다. 구 과장은 “15∼30%에서 자궁근종이 다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이중 10%는 수술적 치료가 요구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재발이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구태본 과장은 자궁근종 예방법으로 ▶과체중일 경우 체중관리 ▶채식 위주의 식습관 변경 ▶경구피임약 복용 등 호르몬 요법 등을 제시했다. 그는 “비만이라면 체중을 감량하는 것이 가장 좋다. 붉은 고기나 햄 섭취는 근종 발생을 2배 높이므로 채소를 많이 섭취해야 한다”며 “또 경구용 피임약을 복용하는 것도 위험도를 감소시킨다”고 조언했다.
안동=전미옥 쿠키뉴스 기자 romeok@kukinews.com
[여성건강 A to Z ] 부인과 질환 무심코 방치하면 큰 일… 꾸준한 진단·예방을
입력 2018-05-09 17: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