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당뇨, 편히 치료받을 시스템·사회적 분위기 만들자

입력 2018-05-09 17:35 수정 2018-05-09 20:58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김선아 전국보건교사회 부회장, 오한진 을지대학교 교수, 손종관 의계신문 국장, 신충호 대한소아내분비학회장, 김철식 대한당뇨병학회 환자관리위원장, 정병덕 쿠키건강TV 대표,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전혜숙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광훈 한국소아당뇨인협회장,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규환 자유한국당 의원이 26일 열린 소아당뇨 어린이 보호대책 정책토론회에 참석했다. 박효상 쿠키뉴스 기자

소아당뇨는 소아청소년기에 발생하는 인슐린 분비 장애나 인슐린 작용 장애에 의해 혈당이 상승하는 질환이다. 때문에 소아당뇨 어린이들은 인슐린 분비 장애 등으로 하루에도 여러 번 혈당을 측정하고, 일과 중에 인슐린을 투약해야 한다. 특히 일부 어린이들이 화장실에서 몰래 주사를 놓는 등 어려움에 처해있는 실정이다. 이에 정부는 학교에 소아당뇨 환자를 위한 안전한 투약공간을 마련하고, 연속혈당측정기와 인슐린 자동주입기의 재료비 지원 등의 대책을 관계부처 합동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어린이집, 각 급 학교 내 소아당뇨 어린이 보호대책’을 보면 소아당뇨 어린이가 어린이집·유치원·학교 등 보육·교육시설 내에서 안심하고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어린이집, 각 급 학교 내 소아당뇨 어린이 재학현황 조사 및 보호인력 확충 ▶어린이집·각 급 학교 내 보호활동 지원 ▶편리한 혈당관리 의료기기 사용 지원 확대 ▶소아당뇨 정보제공 및 인식개선 등 4대 개선방안, 14대 개선조치사항이 담겼다.

이러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의원 주최, 쿠키건강TV 주관, 한국소아당뇨인협회 후원으로 지난달 26일 열린 ‘소아당뇨 어린이 보호대책 정책토론회’에서는 소아당뇨 어린이 보호대책 추진현황에 대해 점검하고, 실행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날 대한소아내분비학회 신충호 회장은 ‘소아당뇨 어린이의 바른 성장발달을 위한 정책방향’ 주제 발표를 통해 “아픈 아이도 유치원생, 초등학생, 청소년인데 단지 일찍 아픔을 알게 된 것일 뿐이다. 소아당뇨 환자를 위한 대책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자율성을 가지고 응하게 하는 것”이라며, “아이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보건실에서 인슐린 주사 놓는 것을 도와주고, 공간을 제공하더라도 아이들이 응하지 않으면 소용없다. 아이들의 고민을 잘 아는 교사와 의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이 때 이득을 가장 적게 보는 집단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또 학생이라고 해서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을 모두 똑같이 생각해서는 안 된다. 각각의 시기를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아이들의 성장단계 고려 ▶당뇨학생, 보호자, 교사를 위한 가이드라인과 교육체계구축 ▶학생-보호자-의료진 소통로 마련 ▶보호인력, 인슐린주사를 위한 공간과 물품, 응급체계 등 지속 지원 등을 대책으로 제시했다.

‘소아당뇨 어린이 건강관리시스템 발전과 보장성 강화 방향’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대한당뇨병학회 김철식 환자관리위원장은 “당뇨 환자에게는 먹는 약뿐 아니라 스스로 관리하는 습관이 매우 중요하다. 소아 환자들이 체계적인 관리를 할 수 있도록 사회 내에 양질의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기본적으로 아이들의 학습권을 침해하지 말아야한다. 또 학생 때는 질병 노출에 예민한 시기이기 때문에 비밀보장과 사생활 침해도 고려해야 한다”며 “아이들이 어린이집에 들어가고 학교에 들어가는 등 변화가 생기는 순간에 적절한 치료이행이 끊기지 않도록 체계적인 시스템이 필요하며, 교사들도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당뇨학생에 대한 사회적 인식개선과 당뇨학생이 편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민규 쿠키뉴스 기자 kio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