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대 국민주’로 돌아온 삼성전자가 데뷔 첫날 2조원 이상 거래되며 상장 이후 최대 거래량 기록을 세웠다. 다만 주가는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에 2% 이상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액면분할 이후 첫 거래일인 4일 전거래일 종가(5만3000원)에서 2.08% 내린 5만1900원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이 542억원, 기관은 5914억원을 순매도하며 주가를 끌어내렸다. 그러나 개인이 6556억원을 대량 순매수했다. 거래대금은 2조698억원, 거래량은 3933만여주에 달했다. 액면분할 전 삼성전자의 올해 일평균 거래량(29만4000주)의 약 133배다. 하루 거래량 기준 사상 최고 기록도 20년 만에 갈아치웠다. 직전 최대 거래량 기록은 1998년 10월 31일에 거래된 653만여주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3거래일간 액면분할을 위해 거래를 정지했었다. 주가는 기존 265만원에서 5만3000원으로 내려갔고 주식 수는 50배로 늘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은 가격 조정 등으로 주가가 지지부진할 순 있지만 액면 분할 효과를 입어 곧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윤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액면분할 이벤트’를 앞두고 삼성전자를 사들였던 투자자들이 거래 재개일에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종목의 실적 등을 고려했을 때 다음 주부턴 주가가 긍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1.04% 하락한 2461.38에 장을 마감했다. 기관이 7412억원, 외국인이 674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은 7729억원을 순매수했다. 한국거래소는 “미·중 무역전쟁과 이란 핵협정 논란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고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이슈가 지속되자 기관이 대형주를 집중적으로 매도했다”고 분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7.82% 하락한 35만9500원에 마감하며 분식회계 의혹이 불거진 지난 1일 이후 3거래일째 내림세를 탔다. 이 기간 삼성바이오로직스 시가총액 9조6930억원이 증발했다. SK하이닉스(0.12%) 포스코(1.94%) 등을 제외한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이 하락세를 보였다. 현대차(-1.25%) 셀트리온(-4.58%) KB금융(-1.82%) 삼성물산(-3.02%) 등이 내렸다.
코스닥지수는 1.12% 내린 856.34에 장을 마쳤다. 셀트리온헬스케어(-4.95%) 신라젠(-8.39%) 에이치엘비(-2.62%) 등 바이오주들이 줄줄이 약세를 보였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
삼성전자 국민주 데뷔한 날 거래 폭증했지만 주가 하락
입력 2018-05-04 18:12 수정 2018-05-04 2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