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 효과, 집권 1년차 지지율 文 대통령 83% 역대 최고

입력 2018-05-05 05:00

TK·노년층에서도 70% 넘어 대북정책에 가장 높은 점수
복지정책도 55%가 긍정평가 교육 분야 30%로 가장 낮아
민주당 지지율도 55% 창당 이래 가장 높은 수치 기록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1년차 지지율 조사에서 직선제 개헌 이후 역대 대통령 가운데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동안 문 대통령에 대한 비판적 의견이 높았던 TK(대구·경북)와 노년층에서도 70%가 넘는 긍정 평가가 나왔다.

한국갤럽은 지난 2∼3일 전국 성인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 포인트)에서 문 대통령이 83%의 지지율을 기록했다고 4일 밝혔다. 이는 한국갤럽이 1989년 이후 실시한 취임 1년차 대통령 지지율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역대 대통령의 취임 1년차 지지율은 노태우(1989년) 45%, 김영삼(1994년) 55%, 김대중(1999년) 60%, 노무현(2004년) 25%, 이명박(2009년) 34%, 박근혜(2014년) 56%였다.

응답자들은 문 대통령이 지난 1년간 실시한 정책 가운데 대북 정책에 가장 높은 점수를 줬다. 응답자의 83%가 현 정부의 대북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취임 100일 전후인 지난해 8월 조사 때보다 대북 정책 긍정률은 30% 포인트 상승했다. 외교 정책과 복지 정책에 대해서는 각각 74%, 55%의 긍정 평가를 얻었다. 공직자 인사와 경제 정책에 대한 긍정 평가도 각각 48%와 47%로 청와대 인사검증 및 최저임금 인상 논란을 감안해도 박하지 않은 평가를 받았다. 다만 교육 정책 긍정 평가는 30%로 가장 낮았다.

한국갤럽 관계자는 “이번 지지율 상승은 남북 정상회담 효과로 볼 수밖에 없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 때도 ‘8·25 남북합의’ 직후 지지율이 15% 포인트 상승했었다”고 설명했다. 남북은 서부전선 교전으로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던 2015년 8월 25일 새벽 판문점 고위급 접촉을 통해 극적 합의를 이룬 바 있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전반적으로 안정적으로 국정이 운영됐고, 남북 정상회담까지 성공적으로 치른 결과로 보인다”며 “올 연말까지는 높은 지지율이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조사에서 문 대통령은 보수 텃밭으로 불리는 TK와 60대 이상 국민으로부터도 높은 지지율을 얻었다. 60대 이상 응답자 가운데 75%가 문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답했고, 20∼50대에서는 80% 이상의 지지를 받았다. 또 TK와 부산·울산·경남에서도 각각 70%, 74%가 지지 의사를 밝혔다.

여당인 민주당도 ‘남북 정상회담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민주당은 이번 조사에서 55%의 지지율을 기록, 창당 이래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민주당 지지율은 1993년 당시 여당이던 민주자유당의 59% 이후 최고치로 평가된다.

남북 정상회담과 관련한 질문에는 응답자의 88%가 ‘잘 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자신을 보수 성향이라고 밝힌 응답자의 78%와 TK 거주자의 76%, 자유한국당 지지층의 60%가 남북 정상회담이 성공적이라고 평가했다. ‘잘못됐다’는 응답자는 5%에 불과했다.

최승욱 신재희 기자 applesu@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