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터널’ 지났나… 현대·기아차 中서 모처럼 ‘씽씽’

입력 2018-05-04 05:02

간판 차종 ‘아반떼’ 등이 견인… 작년 판매 부진 기저 효과도
올 135만대 목표 달성 청신호… 근본적인 전략 재정립 필요


현대·기아자동차의 4월 중국 시장 판매량이 크게 반등했다. 사드 후폭풍의 터널이 끝나간다는 분석과 함께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판매 전략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중국 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101.9% 증가한 10만3109대를 판매했다고 3일 밝혔다. 현대차가 전년 동월 대비 100.0% 증가한 7만7대, 기아차가 106.2% 증가한 3만3102대를 판매하며 양사 모두 판매가 급등했다. 이에 따라 1∼4월 누계 판매도 7.2% 증가하며 올 들어 처음으로 성장세로 돌아섰다.

차종별로는 현대차의 간판 차종 링둥(국내명 아반떼)이 올 들어 월별 판매로는 가장 많은 1만9300대를 기록하며 전체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또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차 엔씨노가 출시 첫 달부터 4385대 판매됐고, 신형 투싼도 8872대 팔렸다.

기아차에선 K2(9818대) K3(7983대)가 전체 판매를 이끌었다. 특히 지난달부터 본격 판매되기 시작한 준중형 SUV 신형 즈파오(국내명 스포티지)가 4836대로 뒤를 이었다.

이번 판매량 급등은 ‘기저효과’ 측면이 크다. 지난해 사드 보복 여파로 중국 판매량이 워낙 저조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올해 판매량이 크게 늘어난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그럼에도 지난해 1월부터 올해 2월까지 14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이후 3월(35.4%)에 이어 4월(101.9%)에도 증가세를 보인 것은 본격적인 판매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신호라는 게 현대·기아차의 분석이다.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글로벌 판매가 크게 증가한 가운데 주력 시장인 중국에서도 배를 넘어서는 판매량을 기록하자 크게 고무된 분위기다. 특히 올해 중국 시장에 다양한 신차 출시가 계획돼 있어 판매 목표인 135만대 달성(현대차 90만대, 기아차 45만대)에 청신호가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가격경쟁력을 갖춘 중국 업체들의 추격, SUV 판매량 급성장 등 변화하는 중국 시장에 대응하는 새로운 판매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소형 SUV 등 중국 소비자 입맛에 맞는 신차를 정확한 타이밍에 맞춰서 내놓아야 하는데 타이밍이 계속 늦었다”며 “품질, 가격, 디자인, 마케팅에 대한 철두철미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도 “중국 시장의 트렌드에 맞춰 SUV 라인업을 대폭 보강하며 판매 및 수익성 향상을 동시에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