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풍에 ‘취임 1주년’ 간소하게… 文대통령 기자회견 ‘생략’

입력 2018-05-04 05:03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하지 않기로 했다. 남북 정상회담 이후 북·미 정상회담 등 대형 외교안보 이슈가 이어지는 상황 속에서 업무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청와대는 오는 10일 문 대통령의 취임 1주년을 기자회견 없이 간소하게 맞을 계획이라고 3일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큰 결과가 나왔고, 생중계를 통해 전 국민이 회담을 지켜봤다. 대통령 메시지도 다 공개됐기 때문에 별도 기자회견은 안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현직 대통령이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하지 않은 것은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세 번째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취임 첫해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촛불집회 여파로 기자회견을 생략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 1주년 당일 정식 기자회견 대신 대국민담화 형식을 빌려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1주년 하루 전날인 9일 한·일·중 정상회의를 하고 밤늦게 청와대로 복귀한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문 대통령 취임 1주년을 소박하고 간소하게 준비하고 있다”며 “별도의 기자회견을 하지 않고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빼곡히 쌓인 서류와 씨름할 것이며, 참모들도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거창한 기념식 대신 소소한 행사를 준비했다. 10일 청와대 인근 주민들을 청와대 녹지원에 초대해 음악회를 개최한다. 또 청와대 소장 미술품 30여점을 7월 29일까지 청와대 사랑채에서 공개하기로 했다.

취임 1주년에 맞춰 그동안 부분 통제됐던 인왕산길도 완전히 개방한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연설문과 발언을 담은 연설문집을 7월 발간한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