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견학으로 성경 문화를 탐구하려는 기독교인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유명 박물관의 고대 전시물의 경우, 성경이 기록된 시대와 인물을 이해하는 생생한 단초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미국 뉴욕의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이나 영국 런던의 대영박물관,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박물관 등이 ‘살아있는 성지순례지’가 되고 있다.
미국에서 활동 중인 김동문 선교사는 최근 소수의 목회자들과 함께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을 견학하고 즉석에서 ‘역사로 읽는 성경 세미나’를 열었다. 이들이 관심 있게 지켜본 전시물들은 고대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 문명, 그리스·로마시대 유물 등이었다. 아브라함부터 예수 시대에 이르는 성경시대 문화와의 만남이었다.
전시물은 신전과 무덤에서 나온 유물을 비롯해 파피루스 그림, 조각상, 왕이 쓰던 인장 반지, 실린더 도장, 왕궁과 신전 부조, 바벨론 성벽 벽돌, 토기와 모자이크, 화폐 등 지금으로부터 2000∼5200년 전 시기의 유물이었다.
김 선교사는 3일 국민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미라를 감쌌던 관에 눈동자가 그려져 있는데 이는 죽은 자의 영혼을 지켜내는 존재를 표현하는 고대 이집트의 관습이었다”며 “신명기(32:10)에서 (하나님이) 눈동자같이 지키셨다는 모세의 기도를 들었던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 의미를 충분히 이해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스·로마 시대 유물은 신약 성경의 바울서신이 작성될 당시를 반영하고 있다. 로마 군인들이 착용했던 ‘전신갑주’(엡 6장)도 볼 수 있는데 당시 병사들의 온몸을 감싼 갑옷과 투구를 말한다. 전신갑주는 보병과 마병 등 직종에 따라 장비 구성이 달랐고 계급별로도 차이가 났다. 김 선교사는 “에베소서에 나오는 전신갑주는 완전군장(full armor) 상태를 표현한다”며 “전투에 나가기 직전 무장한 로마 장교의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성경의 문화를 접할 수 있는 박물관들은 미국의 경우 보스턴 미술관, 뉴욕 브루클린 박물관, 워싱턴 성서박물관 등이 있다. 대영박물관에서는 아시리아와 페르시아 제국, 고대 팔레스타인 유적, 메소포타미아 문명 등의 유물을 만날 수 있다. 관련 책자도 나와 있다. 터키의 이스탄불 박물관에도 고대 시리아와 레바논 유물이 전시돼 있다.
미국 박물관 투어에 참가한 강창훈 목사는 “박물관 유물을 둘러보면서 구약과 신약성경 전체를 조망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성경의 문화와 일상, 당시 언어를 접하고 이를 통해 성경과 더 가까워진 것은 큰 유익”이라고 말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생생한 유물 보면서 성경 문화 탐구, 박물관에 관심 갖는 기독인 늘고 있다
입력 2018-05-04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