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이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같은 인터넷전문은행의 추가 인가를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이르면 내년 새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할 수도 있다. 사실상 시장독과점이라는 지적을 받았던 부동산 신탁업계에도 10년 만에 신규 업체가 진입하게 된다.
금융위원회는 2일 이런 내용의 금융업 진입규제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그간 금융업권의 진입규제가 너무 높아 국내 금융산업이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금융 당국이 금융업권별 진입규제를 전면 점검하고 개선 방안을 내놓은 건 외환위기 이후 20년 만에 처음이다. 새 금융회사들이 등장하면 경쟁이 촉진되고 소비자 혜택이 늘어날 수 있게 된다.
은행 산업의 경우 단기적으로는 제3의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이 적극 추진된다. 금융 당국은 인터넷전문은행 등장 이후 모바일 기반 서비스가 은행권에 확산되고, 예금·대출 금리 경쟁이 촉진되는 등의 효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올해에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성과를 다각도로 분석하고 추가적인 시장 수요가 있는지 살펴볼 계획이다.
다만 기대를 모았던 특화 은행 설립 추진은 중장기 검토과제로 남았다. 국내 금융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큰 점을 고려해 해외 사례 등을 더 검토해 보기로 했다. 특화 은행이 도입되면 자영업자 대출, 학자금 대출에 특화된 은행이 탄생할 수 있게 된다.
신탁업도 전문 신탁업자가 출현할 수 있도록 인가 제도를 손질한다. 신탁은 재산을 금융회사 등에 맡겨 관리하게 하는 서비스다. 현재는 100억∼250억원의 높은 자본금이 요구돼 특정 분야에 특화된 신탁업이 활성화되지 못했다. 금융 당국은 이런 자본금 요건을 신탁 서비스에 따라 10억∼250억원으로 차등화해 신규 신탁업자 진입을 촉진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사후에 재산을 자신이 정한대로 자식들에게 물려주는 ‘유언대용신탁’은 은행권이 시장을 선점했는데, 이런 신탁만 전문으로 하는 회사가 나타날 수 있다.
금융 당국은 올해 안에 신규 부동산 신탁회사 추가인가도 추진한다. 부동산 신탁회사는 고객으로부터 토지를 맡아 개발하거나 부동산을 임대해 수익을 내주는 등의 업무를 한다. 부동산에 별다른 지식이 없는 사람도 신탁회사를 이용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신탁업계는 그간 10년간 새로운 업체가 진출하지 못했다. 신규 인가가 허용하면 은행·증권사 등 대형 금융회사들의 진출이 가능해질 수 있다.
이밖에 소액단기보험사에 대한 별도의 허가 기준을 마련해 특화서비스를 제공하는 보험사의 출현을 촉진하기로 했다. 반려동물 보험, 여행자 보험 등 특정 상품을 취급하는 보험사가 생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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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성원 기자 naa@kmib.co.kr
문턱 낮추는 금융… 인터넷銀 추가 인가 검토
입력 2018-05-03 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