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정책자금은 ‘눈먼 돈’?

입력 2018-05-02 19:04 수정 2018-05-02 21:07
정부가 낮은 이자로 중소기업에 빌려주는 정책자금이 성장이 더딘 소수 기업에 편중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전문 브로커까지 나서 정부의 ‘눈먼 돈’을 노리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소벤처기업부 조직혁신 태스크포스(TF)는 “연간 4조원 규모의 중기부 정책자금이 소수 기업에 중복 지원된 것으로 조사됐다”고 2일 밝혔다. TF에 따르면 최근 10년 동안 25억원이 넘는 정책자금을 받아간 중소기업이 326개사, 6번 넘게 지원받은 기업이 468개사다.

정부 기대와 달리 정책자금 수십억원을 지원받은 기업의 성장은 더뎠다. 연평균 매출 증가율을 보면 25억원 이상 수혜기업은 8.8%, 6번 이상 수혜기업은 9.0%로 전체 정책자금 수혜기업 8.7%와 큰 차이가 없었다.

중기부를 비롯해 정부 각 부처가 운영하고 있는 3조원 규모 연구·개발(R&D) 지원자금 역시 일부 기업에 치우쳐 지원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R&D 자금이 투입된 4만3401개 과제 중 재정지원 R&D 자금을 10번 넘게 받은 기업만 107곳으로 조사됐다.

TF는 이번 조사에서 적발된 정책자금 브로커 14곳에 대해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오주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