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평화무드 타고 ‘평양숭실’ 재건 꿈꾼다

입력 2018-05-03 00:00
윌리엄 베어드 선교사가 건립한 ‘평양 숭실대학교’ 본관 건물. 숭실대 제공
오는 10일 서울 영락교회에서 열리는 '서울 숭실 재건 감사예배 및 숭실 기독인 비전 선언문' 포스터. 숭목회 제공
숭실대학교(총장 황준성) 동문들이 남북 정상회담 이후 조성된 화해 분위기 속에서 ‘평양숭실’을 재건하겠다는 소망을 담은 비전 선언문을 발표한다.

숭실대 출신 목사와 장로들의 모임인 숭목회(회장 조성기 목사)와 숭장회(회장 안재국 장로)는 오는 10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영락교회에서 25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서울 숭실 재건 감사예배’를 드린다. ‘숭실 기독인 비전 선언문’은 예배 후 모든 참석자가 함께 낭독한 뒤 채택한다. 숭목회와 숭장회는 숭실대 기독 동문의 산실로 180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선언문을 통해 동문들은 “숭실대의 사명은 기독교 정신을 가진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재확인할 방침이다. 이들은 “통일시대를 준비하는 일이 숭실대에 맡겨진 새로운 사명”이라는 점도 분명히 한다. 무엇보다 “다가올 통일시대를 이끄는 통일 선도 대학으로 ‘평양숭실’을 재건하기 위해 대학과 동문이 협력하자”면서 “기독 지성의 요람인 숭실대에 대학교회를 설립해 건강한 신앙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구심점으로 만들어 가자”는 내용도 담는다.

평양숭실 재건 사업은 전국 교회들과 함께 진행한다. 이날 행사에서는 전국 1200개 거점 교회를 선정해 발표한다. 또 이들 교회 중 서울과 부산 등 전국 주요 도시를 대표하는 16개 교회를 별도로 선정해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숭실대를 빛낸 동문을 격려하는 시간도 마련된다. 주최 측은 목회자, 선교사, 교육자, 통일사역자, 디아코니아 5개 분야에서 헌신한 동문들에게 자랑스러운 동문상을 수여한다.

조성기 숭목회 회장은 2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숭실대는 기독교 신앙 위에 세워진 대한민국 최초의 4년제 대학인 만큼 기독 동문들이 다가올 통일시대에 발 빠르게 대응하자는 취지로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면서 “선언문 발표를 기점으로 숭실대와 동문 모두가 통일한국을 세우는 데 일조하면서 평양숭실을 재건하자는 다짐을 하고 있다”고 행사 취지를 설명했다.

숭실대는 1897년 10월 평양에서 미국북장로교 소속 윌리엄 베어드 선교사가 설립했다. 이후 신사참배를 거부한 일로 일제가 심하게 압박하자 1938년 자진 폐교한 뒤 1954년 서울 영락교회에서 재건했다. 숭실대는 2014년 통일부와 협력해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교양필수 과목으로 신설했으며, 2015년엔 ‘통일한국세움재단’을 설립해 통일 특화 대학으로 성장하고 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