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횡단철도·트럭 활용 中서 獨·네덜란드까지 연결 기차역 아닌 목적지까지 운송
북한 철도 개방 땐 부산∼유럽 육로 운송
박근태 사장 “북방국가와 경제 협력 강화하겠다”
CJ대한통운이 아시아와 유럽을 육로로 잇는 ‘철의 실크로드’ 서비스를 앞세워 북방물류 사업에 속도를 낸다. 남북 경제협력이 속도를 내 북한 철도가 개방되면 부산에서 러시아, 독일, 네덜란드에까지 육로로 화물을 보낼 수 있을 전망이다.
CJ대한통운은 유럽·아시아 간 중국횡단철도(TCR)와 배송지 트럭을 활용해 컨테이너 화물을 운송하는 ‘유라시아 브리지 서비스’를 출시한다고 1일 밝혔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해상운송을 활용하는 것보다 빠르고 항공운송보다 싸게 중국 폴란드 독일 네덜란드 일대 물류센터나 공장 앞까지 화물을 보낼 수 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중국에서 유럽에 있는 공장에 화물을 보내면 물건 도착까지 해상운송은 한 달이 걸리지만 철도와 트럭 운송을 결합한 유라시아 브리지 서비스를 이용하면 12∼15일이 걸린다”며 “비용은 항공운송을 이용할 때의 5분의 1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유라시아 내 배송지에서 물류센터·공장 앞까지 화물을 운송하는 ‘도어투 도어’ 서비스가 출시된 건 처음이다. 기존에도 유럽·아시아를 잇는 철도를 활용한 화물 운송 서비스는 있었지만 화물이 목적지가 아닌 기차역까지만 운송됐다.
CJ대한통운은 중국 청두역→폴란드 로즈역→독일 뉘른베르크역 또는 네덜란드 틸버그역 경로를 우선 운영한다. 배송 과정은 배송 트럭이 물류창고에 모인 화물을 청두·로즈·뉘른베르크·틸버그역으로 옮기면 기차가 화물을 넘겨받아 국경을 넘는 식이다. 화물이 목적지 주변 기차역에 도착하면 배송지 트럭이 화물을 싣고 목적지까지 옮긴다. 트럭 운송 범위는 기차역에서 400㎞ 떨어진 곳까지다. 유럽에서 중국으로도 화물을 보낼 수 있다. CJ대한통운은 앞으로 한국 중국 일본 말레이시아 태국 등의 주요 도시 24곳과 유럽의 주요 도시 30곳을 배송 지역에 포함시킬 계획이다.
CJ대한통운은 운송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여러 업체와 협력했다. 먼저 철도 서비스를 위해 유럽, 독립국가연합(CIS) 지역 철도 운영 전문 업체인 RTSB와 협력했다. RTSB는 유라시아 지역에 17개 지점이 있고 연간 15만TEU(20피트 컨테이너 1개를 세는 단위)의 컨테이너를 철도로 운송하는 업체다.
트럭 운송 서비스를 위해선 중국에서 CJ대한통운의 자회사인 CJ로킨의 48개 거점과 22개 물류센터, CJ스피덱스의 40여개 지역 물류센터 등 인프라를 활용한다. 유럽에서는 CJ대한통운 유럽법인과 협력 운송사를 이용한다.
CJ대한통운은 최근 한국이 동북아 물류 허브로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북방물류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러시아 물류기업 페스코와의 러시아 내 물류사업 및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이용 협력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박근태 CJ대한통운 사장은 “유라시아 철도 네트워크를 활성화시켜 북방국가와 경제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그래픽=공희정 기자
CJ대한통운, 유라시아 ‘鐵의 실크로드’ 연다
입력 2018-05-02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