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증가세를 이어가던 월별 수출 실적이 18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정부는 지난해 4월 해양플랜트 수출 실적이 이례적으로 좋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자동차나 디스플레이, 무선통신기기 등 품목의 수출 감소세가 계속되면서 새로운 수출 품목 발굴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4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감소한 500억6000만 달러로 잠정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수입은 434억5000만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4.5% 증가했고 무역수지는 66억1000만 달러로 75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산업부는 2016년 10월부터 지난 3월까지 증가하던 수출이 18개월 만에 하락세로 전환한 데는 지난해 4월 실적이 너무 좋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4월 수출은 5월 초 장기 연휴(5월 1∼9일)를 앞두고 수출 물량이 몰린 데다 54억5000만 달러 규모의 해양 플랜트 두 척을 인도하면서 전년 대비 23.8%나 증가했다.
실제 선박을 제외하면 올해 4월 수출 실적은 나쁘지 않았다. 지난 3월 515억8000만 달러에 이어 사상 처음으로 2개월 연속 5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선박을 뺀 수출 실적은 482억8000만 달러로 지난해 4월보다 10.4% 증가했다. 1∼4월 누적 수출도 1955억 달러로 지난해 대비 6.9% 증가하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수출 주력 품목인 자동차와 디스플레이, 무선통신기기 등의 부진이 계속되고 있어 불안하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자동차는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의 판매 정체와 국내 완성차업체 생산량 조정 등으로 지난해보다 8.6% 수출이 감소했다. 자동차 수출은 지난 2월부터 3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디스플레이 수출도 중국의 LCD 생산 확대에 따른 큰 폭의 단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12월 이후 5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 무선통신기기도 신형 스마트폰 출시 동력 약화와 베트남 중국 등 해외 현지생산 및 부품 현지조달 확대로 7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외 여건도 좋지 않다. 환율 하락과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에 따른 국제 금융시장 불안정성은 물론 미국과 중국의 통상 전쟁 가능성도 있다. 김영삼 무역투자실장은 “국제통화기금(IMF) 등이 세계 경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만큼 해외 시장을 수요처로 두고 있는 한국 수출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
수출마저… 18개월 만에 마이너스
입력 2018-05-02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