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녀 섬나(52)씨가 법정에서 박근혜정부가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자신들에게 떠넘겼다며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유씨 일가는 방패막이였다며 “제가 왜 여기에 있는지 알고 싶다”고도 했다.
서울고법 형사10부(부장판사 박형준) 심리로 1일 열린 자신의 40억원대 배임 혐의 결심공판에 나온 섬나씨는 최후진술에서 “세월호 사건이 왜 일어났고 지난 정부는 왜 우리 가족을 방패삼았는지, 아버지는 왜 그렇게 가셔야 했는지 알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상상하고 싶지 않은 아버지의 마지막 가신 길의 진실이 무엇인지도 언젠가 밝혀질 것이라 믿는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언론이 무분별하게 왜곡된 사실을 전달했다”며 “외부의 오해나 편견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아왔다”고도 주장했다.
섬나씨는 세월호 참사 후 약 3년간 해외 도피생활을 하다 지난해 6월 인천공항으로 입국해 인천지검에 압송됐다. 그는 귀국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박근혜정부의 무자비한 공권력에서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서 그랬던 것이지 도피한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었다.
섬나씨는 2011년부터 3년간 디자인업체 모래알디자인을 운영하며 세월호 소속 회사 청해진해운의 계열사로부터 컨설팅비 명목 등으로 24억여원을 받고 동생 혁기(46)씨가 세운 회사에 회사자금 21억여원을 부당지원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일부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4년과 추징금 19억4000만원을 선고했다.
검찰은 “경제적 이익을 취했음에도 잘못을 뉘우치지 않는다”며 징역 5년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항소심 선고는 오는 31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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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유병언 장녀 “박근혜, 우리 가족에 세월호 책임 떠넘겨”
입력 2018-05-02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