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법적 해결 때까지 틀지 않기로
팬이 자발적 부르는 것은 해당 안돼
“날아올라 저 하늘 멋진 달이 될래요.”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4번 타자 이대호가 타석에 등장하면 나오곤 하는 체리필터의 노래 ‘오리 날다’의 한 부분이다. 팬들은 이 노래를 듣고 “이대호”를 연호하며 호쾌한 타격을 기대한다. 하지만 1일부터 이 같은 등장곡을 당분간 들을 수 없게 됐다. 선수 등장곡을 둘러싼 소송에 대해 한국야구위원회(KBO) 및 리그 소속 구단들이 공동으로 법적 대응을 진행키로 했기 때문이다.
KBO와 10개 구단은 “1일부터 선수 등장곡 사용을 잠정 중단하기로 합의했다”고 30일 밝혔다. 최근 일부 곡의 원작자가 응원가 사용과 관련한 ‘저작인격권’ 소송을 구단들에 제기하자 KBO와 10개 구단이 법적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이 노래를 틀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다. 등장곡으로는 이대호의 ‘오리 날다’, 최형우(KIA 타이거즈)의 ‘풍문으로 들었소’(장기하와 얼굴들), 박용택(LG 트윈스)의 ‘나타나’(김범수)가 잘 알려져 있다.
저작인격권은 단순 음원 사용이 아닌 개사 또는 원곡의 일부분을 사용하는 등 음원이 편집될 때 원작자의 인격이 침해될 수 있어 생겨난 개념이다. 저작권과는 별개다. KBO는 응원에 쓰이는 각종 대중가요에 대한 저작권료를 지급해왔고 저작인격권이 문제된 2016년 말부터 지속적으로 많은 원작자들과 협의를 해왔다. 그럼에도 일부 원작자들이 계속 저작인격권 침해를 이유로 소송을 제기하자 단호히 대응키로 했다.
KBO 관계자는 “야구장 응원 문화에서 빠질 수 없는 곡의 사용을 위해 빠른 시일 내에 문제를 해결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팬들이 선수의 등장곡을 자발적으로 부르는 것은 상관 없다. 또 선수 개별 응원 등에 쓰이는 곡은 저작권 등이 합의가 됐다면 계속 활용된다고 KBO측은 설명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
‘오리 날다’ ‘풍문으로 들었소’ 등 선수들 테마송 5월1일부터 중단
입력 2018-04-30 22: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