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 ‘차 없는 거리’ 활기 되찾았다

입력 2018-04-30 22:23
매주 토·일요일 ‘차 없는 거리’로 운영되는 서울 서대문구 신촌 연세로의 주말 모습. 서대문구 제공

서울 지하철 2호선 신촌역에서 연세대 정문 앞까지 이어지는 연세로는 ‘차 없는 거리’가 지역을 어떻게 바꾸는지 잘 보여준다.

대표적인 대학가였던 신촌 연세로 일대는 90년대 후반부터 무분별한 상업화가 진행되면서 활기를 잃어버렸다. 인도는 비좁고 그나마 전기배전판, 노점상, 적치물 등이 차지하기 일쑤였다. 차도는 오가는 차량이 많아 꽉 막히고 소음도 심했다.

연세로의 변화는 2014년 1월 시작됐다. 서울 서대문구는 연세로를 국내 첫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지정, 버스만 다닐 수 있게 했다. 또 차로를 줄이는 대신 보도를 넓히고 노점을 정비했다. 매주 토·일요일은 차량 통행을 완전히 막고 차도 전체를 보행이 가능한 ‘차 없는 거리’로 운용하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났다. 연세로는 이제 도로에서 광장으로, 유흥의 거리에서 축제의 거리로 변신했다. 지난해 연세로에서는 신촌물총축제, 신촌맥주축제, 크리스마스거리축제 등 650회의 크고 작은 축제와 공연·행사가 열렸다. 연세로의 시간당 보행량은 2013년 4월 4200명에서 2016년 4월 5761명으로 37.2% 증가했다. 연세로 주변 상권 월평균 매출도 2015년 대비 2017년에 18.9%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대문구는 오는 4일부터 연세로의 ‘차 없는 거리’ 시작 시간을 매주 금요일 오후 2시로 하루 앞당긴다. 평일 시간대 차 없는 거리를 운영하는 것은 새로운 실험이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차 없는 거리로 연세로가 걷고, 쉬고, 즐기는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신촌 상권 활성화에도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며 “이번 평일 확대 운영을 거쳐 향후 전면적인 차 없는 거리 전환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