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히토 일왕의 퇴위가 딱 1년 남았다. 그는 내년 4월 30일 물러나고 다음 날(5월 1일) 나루히토 왕세자가 새로 즉위한다. 1989년 즉위한 아키히토 일왕의 연호는 헤이세이(平成)다. 헤이세이도 31년(2019년)으로 마침표를 찍는다. 일본인들은 헤이세이 시대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을까.
아사히신문은 전국 유권자 30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동요한 시대’(42%)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고 30일 보도했다. 일본인 상당수가 헤이세이 시대를 부침이 크고 혼란스러웠던 시기로 인식한다는 뜻이다.
이어 ‘침체된 시대’(29%) ‘진보적인 시대’(25%) ‘보수적인 시대’(21%) 안정된 시대’(19%) ‘어두운 시대’(9%) ‘활기 있는 시대’(6%) ‘밝은 시대’(5%) 순이었다.
2009년 조사에서도 ‘동요한 시대’가 42%로 가장 많았고 ‘밝은 시대’가 최하위였다. 다만 ‘침체된 시대’라고 답한 비율이 40%에서 29%로, ‘어두운 시대’가 21%에서 9%로 크게 줄어든 게 그동안 달라진 점이다. 수년 전부터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정권의 경제정책)로 경기가 회복되고 고용 사정이 개선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헤이세이 시대에 가장 인상에 남는 사건으로는 52%가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1995년 한신·아와지 대지진 등 ‘자연재해’를 꼽았다. 이어 95년 신흥 사이비종교단체 옴진리교 신도들이 도쿄 지하철에 사린가스를 살포한 사건(7%)과 2011년 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제1원전의 방사능이 누출된 사고(4%)가 뒤를 이었다.
헤이세이 시대에 일본 정치가 이전보다 나빠졌다는 견해는 47%로 “좋아졌다”(20%)보다 훨씬 많았다. 인터넷의 발달이 일본 사회에 미친 영향에 대해선 부정적인 평가(36%)가 긍정적인 평가(35%)를 약간 앞섰다.
헤이세이의 뒤를 잇는 새 연호는 내년 2월 24일 아키히토 재위 30주년 기념행사 이후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아키히토 일왕은 퇴위 전까지 전국 각지를 돌며 국민들을 만나는 활동을 계속할 예정이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
1년 남은 日 ‘헤이세이 시대’… 평가는 ‘동요와 침체’
입력 2018-05-01 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