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북핵 종식 협상 평양에서 진짜 기회 봤다 김 위원장은 큰 결정 할 것”
임성남 차관, 싱가포르行 주목
미국의 외교 사령탑들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비핵화’를 비롯한 구체적 대화 조건들을 제시하며 북한을 압박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9일(현지시간) 미 CBS방송에 출연해 “북한은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에서 핵무기와 우라늄 농축, 플루토늄 재처리 등을 포기하겠다고 말했다”며 “지난 역사를 돌이켜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해 남북기본합의서를 준용할 수 있고, 북한이 말이 아닌 실천을 해야 한다고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또 “92년 합의서의 비핵화 대상은 남과 북이지 미국은 결부되지 않는다”고 지적해 미국이 한국에 제공한 핵우산 등은 대상이 아님을 강조했다.
볼턴은 또 북한의 핵 폐기가 ‘선(先) 폐기, 후(後) 보상’의 리비아 방식을 따라야 하고, 핵무기를 포기하는 전략적인 결정을 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다만 그는 핵시설 규모 등 리비아와 북한의 상황은 다르다는 점도 강조해 리비아식 해법을 원칙으로 하되 일부 변용 가능성도 내비쳤다.
그는 이어 “지금은 (핵무기뿐 아니라) 탄도미사일과 생화학무기, 선량한 한국인과 일본인 납치 등 따져봐야 할 이슈가 더 있다”면서 이들 문제도 의제화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마음속 최우선 순위에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3명이 있다”며 미국인 석방을 강력히 촉구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미 ABC방송에 출연해 “김 위원장을 만났을 때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 종식을 협상할 수 있는 ‘진짜 기회’를 봤다”며 “김 위원장은 큰 결정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북·미 두 지도자가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유일한 사람들이며 그들이 방 안에 함께 있게 됐을 때 방향을 정하고 계획을 만들고 각각의 팀에 지시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가장 좋은 결과는 두 지도자가 완전한 비핵화에 도달할 것이라고 합의하고, 각자의 팀에 그것을 실행하라고 승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인터뷰에서 미국이 원하는 비핵화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임을 거듭 강조했다.
한편 임성남 외교부 1차관은 30일 싱가포르로 출발했다. 싱가포르는 북·미 정상회담 개최 후보지 중 한 곳으로 거론되는 지역이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신(新)남방정책 이행을 위한 인사 교류 차원”이라며 북·미 회담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권지혜 기자
92년 ‘남북기본합의서’ 꺼내든 볼턴… ‘先폐기 後보상’ 되풀이
입력 2018-04-30 18:31 수정 2018-04-30 23: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