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위원장 어색하지 않도록
박수로 시종일관 분위기 띄워
북한 최고 실세로 평가받는 김영철(72)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지난 27일 남북 정상회담 일정 동안 내내 ‘박수부대’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복수의 청와대 관계자들에 따르면 고령의 김 부위원장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밀착 보좌하며 분위기를 띄우는 데 주력했다. 김 위원장이 판문점 평화의집 1층에서 방명록에 서명할 때 김 부위원장은 김 위원장 뒤에 멀찍이 떨어져 서 있었다고 한다. 김 위원장이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으로부터 펜을 받아 서명을 끝내자 갑자기 김 부위원장이 크게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김 부위원장을 따라 주변 인사들도 자연스럽게 박수대열에 합류했다.
만찬에서도 김 부위원장이 활약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건배사가 끝나고 김 위원장이 답사를 시작했다. 김 부위원장은 김 위원장의 답사 중간 중간 먼저 박수를 치며 좌중의 호응을 이끌었다.
김 부위원장은 72세로 34세로 알려진 김 위원장보다 나이가 배 이상 많다. 하지만 사상 처음 남측을 방문한 김 위원장이 어색해하지 않도록 ‘박수부대’를 자청한 것으로 보인다. 김 부위원장은 김 위원장의 최측근이다. 김 위원장 집권 이후 수많은 인사가 숙청됐지만 김 부위원장만큼은 건재했다. 다만 통일부는 2016년 8월 김 부위원장이 통전부 권한 확대를 추진하다 한 달여간 지방 농장에서 ‘혁명화 교육’을 받았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역시 혁명화 교육을 받은 최룡해 국무위 부위원장과 마찬가지로 실세에 대한 ‘군기잡기’ 차원이라는 해석이 나왔었다. 여권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긴장하지 않도록 김 부위원장이 자청해서 분위기를 띄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단독] ‘바람잡이’ 김영철?… 회담 내내 ‘김정은 박수부대’ 역할
입력 2018-04-30 1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