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호랑이 거니는 ‘백두대간 수목원’ 문 연다

입력 2018-04-30 18:51
국립 백두대간수목원의 자랑거리 백두산 호랑이 2마리가 일반 공개를 앞두고 호랑이 숲에서 적응 훈련을 하고 있다. 백두대간수목원 제공
수목원 내에 설치된 세계 최초의 야생식물 종자 영구 보존시설 시드볼트의 전경. 백두대간수목원 제공
경북 봉화군에 5179㏊ 규모 2002종 385만 그루 식물 자라
호랑이 10여마리 입식 예정… 지하 46m 길이 130m 터널에 종자 최대 200만점 저장


숲 속을 어슬렁거리는 백두산 호랑이를 만날 수 있는 국립 백두대간수목원이 오는 3일 정식 개원한다.

백두대간수목원은 경북 봉화군 춘양면 문수산과 옥석산 일대 부지 5179㏊, 건축면적 1만6000㎡, 전체면적 2만7600㎡에 조성됐다. 고산식물 등 기후변화에 취약한 산림생물자원을 보전·관리하고 한반도 산림생태계의 핵심축인 백두대간을 체계적으로 보호·관리하고자 만들어졌다.

수목원은 천혜의 자연환경 속에서 백두대간을 대표하는 자생식물을 관람할 수 있는 전시원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곳을 주목받게 하는 것은 ‘호랑이 숲’과 ‘시드볼트’(Seed Vault)다.

‘호랑이 숲’은 축구장 7개 면적으로 국내에서 호랑이를 전시하는 공간 중 가장 넓다. 호랑이 생육에 적합하도록 자연지형과 식생을 최대한 활용해 입체적이고 실감나게 조성됐다. 지난해 서울대공원에서 옮겨온 백두산 호랑이 한청이(암컷·13살)와 우리(수컷·7살)가 호랑이 숲에서 적응 훈련 중이며 4일부터 일반에 공개된다.

후진타오 전 중국 주석이 기증해 경기도 포천 국립수목원에서 사육되다 지난해 옮겨온 두만이(수컷·17살)는 간이 방사장에서 적응 훈련중인데 향후 방사 여부를 결정한다. 호랑이들은 밤에는 사육동에서 지내고 낮에만 숲으로 나오며 숲 주변에는 전기 울타리와 높이 5∼6m의 철조망이 설치됐다. 수목원은 앞으로 호랑이 10여 마리를 더 데려와 생태 연구를 통해 종(種) 보존에 활용할 계획이다.

‘시드볼트’(Seed Vault)는 세계 최초의 야생식물 종자 영구 보존시설이다. 지구상에서 사라져가는 야생식물 종자를 확보하고 보존하기 위해 건설됐다. 지하 46m, 길이 130m의 지하터널에 설치된 종자저장 시설은 영하 20도에서 최대 200만점까지 저장이 가능하도록 돼 있다. 현재 19개 기관에서 4만7000여점의 종자를 기탁해 보관 중이다.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국가 재난에 대비해 야생식물 종자를 중복 저장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수목원 내에는 2002종 385만 그루의 식물이 자라고 돌담 정원, 거울 연못, 야생화 언덕, 자생식물원, 암석원 등의 시설이 있다. 임시 개원 기간에는 무료로 운영됐지만 3일 개원 이후에는 성인 5000원, 청소년 4000원, 어린이(만 6세 이하) 3000원의 관람료를 받는다. 65세 이상 어르신과 장애인, 국가유공자는 무료다. 김용하 백두대간수목원장은 30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성공적인 지역상생의 모델이 돼 지역주민들과 함께하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봉화=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