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무결점 센터백 전북 김민재에 ‘눈독’

입력 2018-04-29 21:58

2017년 3월 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 전남 드래곤즈의 시즌 개막전. 전북의 새로운 센터백이 189㎝, 88㎏의 건장한 체구로 그라운드를 누볐다. 바로 김민재(22·사진)였다. 2016 시즌 하반기 내셔널리그의 한수원에서 뛰었던 그는 프로에 데뷔하자마다 ‘신인들의 무덤’인 전북의 주전 센터백 자리를 꿰찼다. 그리고 프로 두 번째 시즌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영입 대상에 올랐다.

김민재는 2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의 K리그1(1부 리그) 2018 10라운드 홈경기에 출전해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전북은 전반 13분에 터진 이승기의 선제 결승골과 후반 29분 이동국의 추가골을 앞세워 두 명이 퇴장당한 수원을 2대 0으로 꺾었다. 전북은 8연승을 질주하며 9승 1패(승점 27)를 기록, 2위 수원(승점 20)과의 승점을 7점 차로 벌렸다. 또 2014년 작성한 K리그 최다 연승 기록(9연승)에 1승만을 남겨놓았으며 리그 7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영국 현지 언론들은 “리버풀과 토트넘, 아스날이 지난해 K리그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한 김민재를 영입 대상으로 보며 관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수원전을 앞두고 “김민재는 한국에서 보기 드문, 나오기 힘든 유형의 수비수”라며 “여름에 제안이 오면 보내겠다. 예전에도 말했지만 김민재는 빅리그로 바로 가도 된다. 하지만 우선 러시아월드컵을 잘 마쳐야 하다”고 밝혔다.

김민재는 무결점 센터백으로 홍명보, 이정수 등 국가대표 수비수 계보를 이을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피지컬과 지능, 팀플레이 등 흠잡을 곳이 없다. 신체조건이 탁월하고, 상황 판단력과 빌드업이 좋으며 동료들과 쉽게 호흡을 맞춘다. 김민재는 지난 시즌 최 감독의 무한신뢰를 받으며 29경기에 출전했다. 지난해 8월엔 생애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내내 수비 불안으로 고전하던 한국 대표팀은 김민재가 합류한 이후 이란,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에서 각각 0대 0 무승부를 거두며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김민재는 사실상 ‘신태용호’ 승선을 예약해 놓은 상태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도 차출될 가능성이 높다.

김민재는 경기 후 “확실한 것도 아니고 그냥 가벼운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있다. 당연히 기분은 좋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며 “아직 시즌이 안 끝났기 때문에 팀에만 집중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