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지는 北·美정상회담 훈풍 분다

입력 2018-04-30 05:00

트럼프 “회담 3∼4주 이내 열릴 것”… 5월 말 시사
폼페이오 “김정은과 완전 비핵화 방법 논의했다”
매티스 “주한미군 감축 문제도 의제화할 수 있어”
CNN “트럼프, 북핵 없애면 전후 최대 외교 업적”

남북 정상회담 이후 북·미 정상회담 시기가 앞당겨지고, 회담에 대한 낙관론도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남북 회담의 성공을 지켜본 도널드 트럼프(왼쪽 얼굴)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담 준비를 서두르면서 회담 시기가 5월 중순으로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남북 회담에 이어 북·미 회담이라는 초메가톤급 이벤트가 한 달도 안 되는 기간에 펼쳐지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의 안보 지형이 대변혁을 맞을 조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미시간주 워싱턴에서 열린 집회에서 “북·미 회담이 앞으로 3∼4주 안에 열릴 것”이라며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매우 중요한 회담”이라고 밝혔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지원유세를 보러 온 지지자들은 ‘노벨’을 연호했다. 북한의 비핵화를 성공시키면 그 공로로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 평화상을 받을 것이라는 뜻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싫지 않은 듯 지지자들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노벨, 좋지. 생큐”라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예고대로라면 북·미 회담은 5월 14∼25일 사이에 열리게 된다. 그는 당초 ‘5월까지’ 김 위원장을 만나겠다고 했다가 최근에는 ‘6월 초 이전’에 회담이 열릴 것이라며 시기가 다소 늦어질 가능성을 내비쳐 왔다.

그랬던 그가 회담 개최 시기를 다시 앞당긴 것은 남북 회담의 성공에 고무된 탓으로 보인다. 그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길고 좋은 대화를 나눴다”며 “일이 잘 진행되고 있다. 북한과 만날 시간과 장소도 정해지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에게도 진행 상황을 알려줬다”고 트위터에 올렸다. 한반도 상황을 자신이 주도하고 있다는 뉘앙스였다.

북·미 회담에 대한 낙관론도 확산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9일 ABC방송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과 만났을 당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 메커니즘에 대해 논의했다”면서 “미국은 평화적 해법을 찾기 위해 외교적 대화에 관여할 의무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김 위원장은 우리가 비핵화를 달성하도록 지도를 펼쳐줄 준비가 돼 있다. 준비가 매우 잘 됐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기자들에게 “1950년 이후 북한과의 관계에서 요즘보다 낙관적인 때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종전선언이 주한미군 감축을 의미하느냐’는 질문에 “그 문제는 미국이 북한은 물론 미국의 동맹국들과도 협상해야 하는 사안”이라며 주한미군 감축 문제를 의제화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북·미 회담에 대한 기대가 커지자 트럼프 대통령의 공을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핵·미사일 프로그램의 돌이킬 수 없는 폐기를 끌어내고, 한국전쟁의 종식을 공식 선언한다면 2차대전 이후 가장 큰 외교적 업적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