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성도들은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한국기독교연합(한기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등 4개 연합단체를 유지하기 위해 연간 46억2000만원을 쏟아 붓는다. 하지만 다수의 연합기관이 교인수 감소 속에 이단사이비의 포교 전략에 대처하는 현장 교회의 현실을 대변하기보다 교권 다툼이나 특정 이데올로기에 함몰돼 있어 전도의 문까지 막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A교단 총회장은 29일 “한국교회 연합기관이 교회 입장을 대변하기보다 숱한 소송과 금품선거 폭로전, 군소교단 중심 운영, 편협한 이데올로기에 기반한 사업으로 교회와 사회의 지탄을 받고 있다”면서 “결과적으로 지역교회의 헌금으로 운영되는 연합기관이 교회의 전도문을 막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B교단 사무총장도 “일부 지도자들은 연합기관 리더십을 얻겠다며 막대한 교회 돈을 써서 선거에서 승리한 후 연합기관을 사유화하는 잘못까지 저질렀다”면서 “그렇다보니 교회와 사회의 요청에 따르지 못해 연합기관 무용론까지 대두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한기총은 지난 29년간 역사성에도 불구하고 금권 과열선거와 교권 사유화, 이단사이비 영입으로 수명을 다했다고 본다”면서 “다원주의시대 복음화 전략, 교인 감소시대의 대안, 북한 선교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연합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2011년 이후 한국교회 연합기구가 분열과 정치투쟁에 빠진 사이, 불교와 천주교는 각각 대한불교조계종과 한국천주교주교회의라는 단일 기구를 통해 통일 탈북민 생태 연명치료 포교 문제에 주력했다(표 참조). 실제로 설정 조계종 총무원장은 지난해 11월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과 불교문화를 주제로 대화까지 나눴다. 그러나 같은 기간 한기총은 대표회장 선거에 에너지를 쏟다보니 정작 해야 할 일은 제쳐뒀다. 다른 단체들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한기총 대표회장과 NCCK 회장을 지낸 박종순 서울 충신교회 원로목사는 “연합기관 리더들은 자기 단체를 운영하는데 만족하지 말고 세계교회와 민족, 한국교회 전체를 바라보는 시각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 목사는 “남북화해 무드에 따른 선교전략 수립, 성경적 한반도 통일방안 제시, 한국교회 저성장 극복방안 창출, 이단사이비에 대한 전략 등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면서 “연합기관이 지금처럼 자질구레한 내부 문제에 에너지를 쏟을 때가 아니다”라고 충고했다.
C교단 총회장도 “지금처럼 한국교회가 분열된 상황에서 북한선교의 문이 열린다면 극심한 선교경쟁으로 인한 심한 교파 난립과 이단 유입은 불보듯 뻔하다”면서 “북한선교마저 과거처럼 경쟁적으로 선점하려고 하면 안 된다. 연합기구를 중심으로 하나의 기독교로 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사진=강민석 선임기자
[교회연합운동 2.0 시대 열자] 한국교회 전체 조망하는 ‘하나의 기독교’로 가야
입력 2018-04-30 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