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들이 남북 교류사업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성공적인 남북 정상회담으로 교류사업 활성화의 조건이 마련된 만큼 관련 사업들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남북 교류사업 담당조직 개편, 남북 교류협력기금 확대 등도 추진되고 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휴일임에도 29일 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남북 교류협력사업 실행 계획’을 발표했다. 최 지사는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철길과 바닷길, 하늘길 개설에 나선다고 밝혔다.
강원도는 먼저 강릉과 고성, 제진을 잇는 동해 북부선 철도 연결을 추진한다. 부산에서 북한과 시베리아횡단철도를 거쳐 유럽철도까지 이어지는 2만여㎞ 구간 중 유일하게 강릉∼제진만 철로가 놓이지 않았다. 이 구간만 연결되면 부산에서 동해안을 종단해 시베리아 횡단철도로 유럽까지 연결되는 철도망이 구축된다.
이와 함께 춘천∼철원 고속도로 조성, 속초∼원산∼나진을 운항하는 크루즈 항로 개설, 설악∼원산∼백두 등 남북 주요 관광지를 운항하는 항공 노선 개설을 추진한다.
강원도는 또 동해안에 남북 강원도 공동어로 구역을 지정해 군사적 긴장지역을 협력과 상생의 지역으로 변화시키기로 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시설물을 활용해 2021 동계 아시안게임을 남북이 공동 개최하고 말라리아 방역사업이나 북강원도 결핵퇴치사업, 금강산지구 남북 공동영농사업, 안변 송어양식장건립사업, 국제유소년축구대회 등도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서울시는 30일 남북 교류사업 점검회의를 연다. 서울시가 역점을 두고 있는 경평축구 부활, 내년 전국체전 서울·평양 동시개최 등이 다뤄질 예정이다. 서울시는 현재 팀장급인 남북협력사업 조직을 확대 개편하는 문제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시장의 방북도 추진 중이다. 박원순 시장이 3선에 성공한다면 연내 방북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평창올림픽 기간 중 방한했던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박 시장과 만난 자리에서 “박 시장은 이미 초청돼 있다. 언제든 오셔도 된다”고 얘기한 바 있다.
경북도는 3대 피스로드(Peace Road) 개척, 남북 교류협력 기반 구축, 통일 공감대 확산을 목표로 한 ‘남북 교류협력 추진 계획’을 마련했다. 핵심사업인 3대 피스로드는 문화·예술·스포츠 교류사업, 인도적 지원, 경제협력관계 구축을 주요 골자로 한다.
경북도는 우선 올해 예천에서 남·북·중국·대만 4개국 양궁교류전을 개최하고, 안동국제탈춤축제에 북한의 탈춤공연팀을 초청할 예정이다. 또 북한 농업을 지원하기 위해 농업기술교류단을 운영하고, 황폐화된 북한의 산림기반 구축에도 적극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도 포항에서 출발해 금강산과 백두산을 갈 수 있는 항만 루트 개발, 포항 영일만항에 국제 여객부두 조성, 남-북-러-중-일을 연결하는 환동해 크루즈 상품 개발 등을 추진한다.
대전시는 남북교류협력위원회 산하에 태스크포스팀을 꾸려 우선사업 선정, 민관협력 추진체계 구축, 시민 공감대 확산 등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남북교류협력기금도 2020년까지 50억원을 목표로 조성한다. 김남중 기자
춘천·안동·대전=서승진 김재산 전희진 기자 njkim@kmib.co.kr
공동어로·경평축구·피스로드… 지자체도 ‘가즈아~ 北으로’
입력 2018-04-30 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