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궁궐 거닐어볼까… 궁중문화축전 내달 6일까지

입력 2018-04-30 05:00

봄날 궁궐을 거니는 기분은 어떨까? 궁궐의 사계는 계절마다 멋이 있지만 따스한 바람이 옷자락을 흔드는 봄은 그 어느 때보다 화사하다. 조선의 역사를 보듬은 전(殿)·당(堂)·누각들 사이사이에 새초롬하게 자리 잡은 나무들은 연초록 잎을 내밀며 싱그러움을 뽐낸다.

또 궁중 여인네들의 스란치마처럼 어여쁜 빛깔의 꽃을 피우고 있다. 마침 오는 5월 6일까지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종묘에서 ‘궁중문화축전’이 펼쳐지고 있으니 이번 기회에 봄의 궁궐을 한껏 즐겨보자. 가정의 달 가족나들이 장소로도 안성맞춤이다.

지난 28일 막이 오른 궁중문화축전은 올해가 4회째다. 문화재청이 주최하고 한국문화재재단이 주관하고 있다. 특히 이번 궁중문화축전은 ‘세종대왕 즉위 600주년’을 맞아 조화와 소통의 태평성대를 꿈꾼 세종의 애민정신과 업적을 돌아보고 있다.

궁중문화축전 기간 중 4개의 궁궐과 종묘에서는 가족과 연인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34개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어린이날인 5일 오후 2시에는 경복궁에서 융복합 뮤지컬 ‘세종이야기’가 공연된다. 과학기술, 예술, 법률, 한글창제 등 세종의 업적과 정신을 다양한 퍼포먼스로 담아낸 가족 뮤지컬이다.

30일부터 5월 5일까지 경복궁 흥례문 광장에서는 오전 11시와 오후 3시, 하루에 두 번씩 산대희 ‘꽃피는 광화문’이 공연된다. 산대희는 궁정 의례와 민간의 마당놀이가 한 자리에 어우러지는 조선 최대 축제로, 우리 전통문화예술의 정수로 꼽힌다.

자연과 건축물의 조화가 아름다운 창덕궁에서는 3∼5일 오후 7시40분부터 오후 10시까지 고궁의 밤을 즐길 수 있는 ‘창덕궁 달빛기행 in 축전’(사진)이 준비돼 있다. 창경궁에선 5일과 6일 오후 1시30분과 3시에 정조실록에 기록된 사건을 실제 배경인 창경궁 각 전각에서 재현하는 퍼포먼스 ‘정조와 창경궁’이 진행된다.

덕수궁에는 행사기간 중 고종황제가 즐겨 마시던 가배차(커피)를 당시 방식대로 체험할 수 있는 ‘대한제국과 가배차’ 부스가 마련된다.

체험·전시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각 궁에 숨겨진 국보와 보물을 찾아 스탬프를 모으는 ‘궁궐 속 보물 들여다보기’ ‘훈민정음 탁본 체험’ 등 색다른 경험을 맛볼 수 있다. 고궁 입장료만 내면 대부분의 프로그램을 무료로 즐길 수 있다.

진옥섭 한국문화재재단 이사장은 “축전을 통해 조선 500년 역사의 흥망성쇠를 함께해 온 문화유산인 궁이 대중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며 “시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혜림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