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완전 변경된 기아자동차의 플래그십(최상급) 대형 세단 더 K9(사진)을 지난달17일 시승했다. 서울 잠실에서 출발해 춘천을 왕복하는 150㎞ 구간이었다. 절반은 직접 운전하고, 절반은 뒷좌석에 앉아 시승했다. 기아차가 강조하는 것처럼 오너 드라이브와 쇼퍼 드리븐(운전기사가 운전해주고 오너는 뒷좌석에 앉는 차) 모두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는 차였다. 특히 직접 운전하는 즐거움을 찾는 오너 드라이브에게 더 적합했다.
더 K9은 4가지 주행모드가 가능하다. 주행모드를 컴포트로 설정하고 천천히 가속페달을 밟자 부드럽게 차체를 밀고 나갔다. 고속도로에서 스포츠 모드로 전환해 속도를 내도 소음이나 진동 없이 묵직한 주행감이 느껴졌다. 시승차인 3.3 터보 가솔린 모델은 트윈 터보차저 시스템을 적용해 출력과 토크를 향상시켰다. 최고출력은 370마력, 최대토크는 52.0㎏·m이다.
반(半)자율주행 기능도 뛰어났다. 반자율주행 기능을 장착한 차량은 대부분 스티어링휠(운전대)에서 손을 떼고 10초 안팎을 지나면 운전대를 잡으라는 경고 메시지가 뜬다. 하지만 더 K9은 한참을 운전대에서 손을 떼도 경고음이 울리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차선을 정확하게 지키며 안전한 주행을 수행했다. 더 K9의 전 트림에는 차로유지보조, 전방·후측방·후방교차 충돌방지보조, 안전하차보조 등 국내 최고 수준의 ‘드라이브 와이즈’ 패키지가 기본 적용돼 있다.
터널을 통과할 때마다 자동으로 차량의 창문을 닫고 ‘내기순환’ 모드로 바꿔주는 기능도 편리했다. 깜박이를 켜면 후측방 사각지대 영상이 계기판에 표시되는 것도 안전한 운전에 도움을 줬다. 뒷좌석은 공간이 넉넉하고 아늑했다. 뒷좌석에 앉아 버튼을 눌러 앞자리 조수석을 완전히 접어봤다. 다리를 쭉 펴도 될 만큼 넓은 공간이 만들어졌다. 실제 신형 K9은 전장 5120㎜, 전폭 1915㎜, 전고 1490㎜, 휠베이스(축거) 31㎜로 설계됐다. 1세대 K9에 비해 전장은 25㎜, 전폭 15㎜가 각각 늘어났고 축거는 60㎜ 확대됐다. 차체 디자인도 웅장하고 기품 있는 느낌을 줬다. 다만 시승차는 최고급 트림이었는데도, 뒷좌석 차양 커튼을 직접 손으로 올려야 하는 점은 아쉬웠다. 더 K9 판매가격은 3.8 가솔린 모델이 5490만∼7750만원, 3.3 터보 가솔린 모델은 6650만∼8230만원, 5.0 가솔린 모델은 9330만원이다.
임성수 기자
기아 더 K9 시승기, 묵직한 주행감… 반자율주행 기능 업그레이드
입력 2018-05-01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