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북·미 정상회담 개최지, 싱가포르 유력”

입력 2018-04-27 18:55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또다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킬 북·미 정상회담은 어디서 열릴까.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6일(현지시간) “미국과 한국 당국자들에 따르면 싱가포르가 가장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싱가포르는 2015년 중국과 대만의 역사적인 첫 양안 정상회담이 열렸던 곳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3∼4개의 날짜와 5곳의 장소를 따져보고 있다고 밝혔다. 미 외교가에서는 이 5곳을 싱가포르와 몽골 울란바토르, 스위스 제네바, 스웨덴 스톡홀름, 미국령 괌으로 추정하고 있다. NYT는 이 중 싱가포르가 최종 낙점될 것으로 봤다.

북한에서의 거리, 안전성, 인프라, 정치적 중립성 면에서 싱가포르가 가장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 것으로 보인다. 괌을 제외한 4개국이 모두 중립적인 제3국이지만, 스위스와 스웨덴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동하기에 너무 멀다. 북한은 가까운 몽골을 강력히 원하고 있지만 안전성과 인프라가 취약하다는 점 때문에 미국이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는 북한보다 미국이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이곳도 멀다는 입장이지만 유럽 국가들보다는 가까워 김 위원장의 전용기로 논스톱 운항이 가능하다.

싱가포르는 앞서 껄끄러운 관계였던 두 나라 정상의 만남을 주선한 전력이 있다. 2015년 11월 7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馬英九) 당시 대만 총통이 싱가포르의 샹그릴라 호텔에서 만났다. 1949년 분단 이후 66년 만에 이뤄진 첫 정상회담이었다.

두 정상이 서로 상대국을 방문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화교의 나라로 양국 모두와 원만한 관계였던 싱가포르가 회담지로 선택됐다. 이보다 앞서 1993년에 열린 첫 양안 고위급 회담 장소도 싱가포르였다.

샹그릴라 호텔에서는 아시아안보회의도 2002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방장관과 민간 안보 전문가들이 참석하는 안보회의다. 호텔 이름을 따서 ‘샹그릴라 대화’라고도 불린다. 한국은 2004년부터 이 회의에 국방장관을 보내고 있으나 북한은 참석한 적이 없다.

싱가포르 라자라트남 국제연구원의 그레이엄 옹웹 연구원은 현지 일간지 스트레이츠타임스 인터뷰에서 “싱가포르는 외국의 이슈에 관해 어느 쪽 편을 든 적이 없고 대화 중재 역할도 잘 수행했기 때문에 북·미 정상회담의 이상적인 호스트(host·개최국)”라고 말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