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기자 “대단하다… 이것은 세기의 사변”

입력 2018-04-27 18:41
2018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는 27일 오전 경기 파주시 임진각 전망대에서 내외신 기자들이 중계 방송을 준비하고 있다. 뉴시스

남북 정상회담 취재에 나선 북한 취재진은 남측 취재진에게 “감동적으로 보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27일 오전 8시쯤 경기도 파주 판문점 자유의집 앞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남을 기다리던 한 북한 기자는 심경을 묻는 우리 취재진에게 “대단하다. 이것은 세기의 사변”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대결이 있었던 공간에서 (김 위원장이 군사분계선을) 넘어오는 모습을 보게 되면 언 속이 뚫어지는 느낌이 될 것 같다. 남측에서도 이것을 감동적으로 보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다른 북한 기자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을 기다리던 화동들에게 사진 촬영을 요청하며 “아름답게 생겼는데, 곱게 웃어라”며 긴장을 풀어주기도 했다.

비슷한 시각, 회담장이 마련된 판문점 평화의집 주변에서 남측 기자가 북한 내 분위기를 묻자 북한 기자는 “북남 인민의 감격스러운 마음은 모두 똑같을 것”이라며 “더구나 2000년과 2007년 이후 11년 만에 북남 수뇌가 회동하시는 것 아닌가. 큰 기대를 갖고 왔다”고 답했다. 우리 취재진이 김 위원장 부인 이설주 여사의 방남 여부를 묻자 북한 기자는 “김정숙 여사는 오시느냐”고 되물으며 즉답을 피하기도 했다. 또 평화의집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자는 남측 기자의 제안에 북한 기자는 “북남 수뇌께서 계실 곳인데 오시기 전에 이곳을 먼저 밟아서야 되겠느냐”며 정중히 사양했다.

현장에서는 취재 도중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특히 양 정상이 평화의집 1층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동안 북한 사진기자가 중계화면 앞을 가로막아 전 세계에 북한 기자의 뒷모습이 방송되는 상황도 발생했다. 평화의집 옥상에서도 북한 사진기자가 중계 카메라 앞에 섰다가 우리 취재진의 요청을 받고 비켜서기도 했다.

북한 매체도 정상회담 관련 소식을 상세히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정상회담 참석을 위해 새벽에 평양을 출발했다는 소식과 함께 회담 일정을 세세히 보도했다. 통신은 두 정상의 기념식수는 물론 만찬 후 복귀 일정까지 보도했다가 구체적 동선을 삭제한 기사를 새로 송고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의 동선을 지나치게 구체적으로 노출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판문점 공동취재단,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