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면담했던 마이크 폼페이오 신임 국무장관이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기 직전 미 의회의 인준을 받고 공식 취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26일(현지시간) 미 상원에서 인준이 가결되자 곧바로 연방대법원에서 취임 선서를 갖고 업무를 시작했다. 상원은 본회의를 열고 폼페이오 인준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57표, 반대 42표로 통과시켰다.
상원의 정당별 소속 의원 수를 감안하면 폼페이오 장관을 지지하는 민주당 의원들이 예상보다 많았다. 투표에 참여한 공화당 의원(49명)이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 하더라도 민주당에서 7명의 이탈표가 나온 것이다.
민주당은 당초 폼페이오 장관이 중앙정보국(CIA) 국장 시절 북한 정권 교체를 지지하는 등 지나치게 호전적인 대북관을 보였다며 인준에 반대했었다. 그러나 폼페이오가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김 위원장을 만나는 등 북한과의 협상에 적극 나서면서 물밑 협상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지자 그에 대한 반감이 많이 줄었다는 후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원 표결이 끝나자 성명을 내고 “폼페이오의 역량과 에너지, 지성은 지금처럼 역사적으로 엄중한 시기에 국무부에 큰 자산이 될 것”이라며 “나는 그를 신뢰하고 지지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을 바탕으로 폼페이오 장관의 비중과 역할은 북·미 정상회담 준비 과정에서 더욱 커질 전망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CIA 국장 시절부터 북한 문제를 집중 분석하는 ‘코리아미션센터’를 신설하고, 북한 정찰총국장을 지낸 김영철과 접촉하는 등 북한과의 비공개 대화창구를 운영해 왔다. 그동안은 정보기관장으로서 비밀스럽게 활동했지만 이제는 미국의 외교수장으로서 국무부 조직을 활용해 보다 공개적으로 활동을 할 수 있게 됐다.
폼페이오 장관은 취임하자마자 유럽과 중동 순방길에 올랐다. 벨기에 브뤼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하고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 요르단을 방문한 뒤 30일 귀국한다.
그는 귀국하는 대로 북·미 정상회담 준비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정상회담 준비 과정을 가장 많이 알고, 가장 깊숙이 관여한 인물이 폼페이오 장관이다. 그는 해외 순방을 나서면서도 남북 정상회담 진행 과정을 챙기고 남북 간 합의 내용을 읽어보는 등 깊은 관심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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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의회 인준 받은 폼페이오… 첫 숙제는 북·미 회담
입력 2018-04-27 18: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