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의 대형 종교시설 신축 막자” 청평 이어 고양 주민·성도들도 팔걷었다

입력 2018-04-27 00:01
경기도 고양 일산 지역 성도와 주민들이 25일 일산동구 큰빛교회에서 신천지 종교시설 건축 반대를 위한 주민설명회 및 궐기대회에 참가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국민일보가 입수한 신천지 종교시설(시몬지성전) 신축부지 항공사진.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이 경기도 고양에서 계획하고 있는 대형 종교시설 건축 (국민일보 2월 12일자 26면 참조)에 지역 성도·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신천지는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에서도 지난 2월부터 신천지박물관 건립을 시도해 지역 사회 곳곳에서 갈등을 빚고 있는 실정이다. 대법원은 심각한 지역 갈등이 우려될 경우 공익 목적상 신축·용도변경에 대한 불허가처분을 내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본보 취재 결과 신천지는 지난 1월 고양 일산동구 별마로의 한 물류센터 부지 7934㎡(약 2400평)를 매입하고 지난 12일 고양시청에 건축위원회 심의를 접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직 잔금을 치르지 않아 토지대장·등기부상 소유권은 이전되지 않은 상태다.

향후 매매계약을 마무리하고 건축위원회 심의까지 통과할 경우 신천지는 기존 창고시설을 종교시설로 용도변경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사실을 파악한 고양시기독교총연합회(고기총), 고양신천지건축반대임시주민대책위(고양신천지대책위),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전피연) 등 지역 교계 및 주민들은 신천지 종교시설 건축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 세 단체는 25일 고양 일산동구 숲속마을로 큰빛교회(김종철 목사)에서 지역 주민을 상대로 신천지 건물 신축 반대를 위한 주민설명회와 궐기대회를 잇따라 열었다. 지역 주민 100여명은 정체를 숨기고 접근하는 신천지 포교 방식의 폐해를 경청한 뒤 “우리 가정 위협하는 사이비 신천지 결사반대한다”고 외쳤다.

고기총과 고양신천지대책위는 지난 2월부터 지역 주민들을 상대로 신천지 시설 건축 반대서명운동에 나섰다. 최근까지 지역주민 2만여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향후 고양시청에 반대서명 명단을 제출하고 다음 달 9일 2차 주민설명회를 열 계획이다.

앞서 전북 익산시청은 2011년 6월 신천지가 익산에서 종교시설을 건축하려고 하자 지역 주민과의 갈등, 교육환경 침해 등의 이유로 불허한 바 있다. 이에 신천지는 소송했지만 대법원에서 패소했다.

대법원은 2014년 2월 이 사건에 대해 신천지 종교시설 건축으로 인해 지역 갈등, 교육환경 침해 등이 우려될 경우 주무관청의 건축·용도변경 불허가가 공익상 이유 있다고 판시했다. 교인뿐만 아니라 일반시민들이 반대 서명에 참여했고 해당 부지가 학교 환경위생 정화구역에 있으며 인근 학생들에게 미칠 악영향에 대한 학부모 우려가 크다는 점을 고려했다.

고양시의 신천지 신축 부지 역시 인근 200m 내 유치원이 위치하고 있어 학교 환경위생 정화구역에 속한다. 반경 2㎞ 내에는 대학 캠퍼스, 고등학교 5곳, 중학교 4곳, 초등학교 6곳, 아파트 단지 10여개가 있다.

고기총 대표회장 김광범(고양 그리향교회) 목사는 26일 “신천지가 일산에 들어오면 많은 가정이 파괴되고 지역사회 분위기를 흐릴 것으로 우려된다”며 “지역 교계·주민들과 목소리를 모아 지속적이고 단호하게 대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고양=글·사진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