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에 매출액 60조원대를 유지했고, 영업이익은 15조원대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내외적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좋은 성적을 거둬 의미가 있다. 그러나 국내 상황을 보면 삼성이 마냥 웃을 수 있는 형편이 아니다.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한 26일 검찰은 삼성의 노조 와해 의혹과 관련해 한국경영자총협회를 압수수색했다. 경총이 2014년 삼성전자서비스의 교섭권을 위임받아 노조와 단체협상을 벌인 것과 관련해 불법행위 여부를 조사하기 위한 것이다.
최근 삼성은 80년간 지켜온 무노조 경영 방침을 바꿔 합법적인 노조활동을 허용했으나 검찰 수사의 고삐는 늦춰지지 않고 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등은 노조 와해 의혹과 관련해 삼성그룹 전체를 재수사해 달라며 고소·고발했다. 삼성증권 배당 사고 후유증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제재가 불가피해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 매각을 압박하고 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사업장의 직업병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삼성의 다스 소송비 대납 의혹과 관련한 검찰 수사도 진행 중이다.
이 때문인지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2월 초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석방된 지 두 달이 넘었지만 대외적인 행보를 자제하고 있다. 상고심 재판을 앞두고 있는 이 부회장으로서는 자유롭게 활동할 입장도 아니다. 그러나 이렇게 산적한 문제들은 삼성이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산들이다.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은 이제 국민들에게 단순한 사업체가 아니라 인성을 가진 하나의 인격체로 여겨지고 있다.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국민들과 같이 호흡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지금 상황은 어렵지만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타파하고 기업 문화를 재정립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사설] 사상 최대 실적 거둔 삼성전자의 명암
입력 2018-04-27 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