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틀리프, 다시 ‘만수’ 품으로… 드래프트 통해 3시즌 만에 재회

입력 2018-04-26 20:42
한국프로농구연맹(KBL) 울산 모비스 소속 시절의 리카르도 라틀리프. 최근까지 서울 삼성에서 뛰던 라틀리프는 26일 특별 귀화선수 드래프트 결과 2018-2019시즌부터 울산 현대모비스 유니폼을 입게 됐다. KBL 제공

특별 귀화 농구선수인 리카르도 라틀리프(29·한국명 라건아)의 드래프트가 열린 26일 서울 강남구 한국프로농구연맹(KBL) 센터. 울산 현대모비스, 전주 KCC, 서울 SK의 이름이 적힌 추첨볼들이 구단마다 40개씩 추첨기에 들어갔다. 이준우 KBL 사무차장이 120개의 추첨볼 가운데 1개를 꺼내들었다. ‘현대모비스’라는 글자가 적혀 있었다.

라틀리프가 2014-2015시즌 이후 3시즌 만에 친정팀 현대모비스의 품에 안기는 순간이었다. 미국에 있는 라틀리프는 추첨 직후 진행된 전화 인터뷰에서 “다시 집으로 돌아온 것 같다”며 “다시 우승컵을 가져오고 싶다”고 말했다. 라틀리프는 KBL 데뷔 직후 3시즌간 현대모비스(당시 모비스)에서 뛰며 팀의 챔피언결정전 3연패에 기여했었다.

키가 199㎝인 라틀리프는 센터로서는 장신이 아니다. 하지만 탁월한 체력과 몸싸움 기술을 토대로 골밑의 최강자로 군림해 왔다. KBL 무대 6시즌 평균 성적이 18.7득점, 10.4리바운드의 ‘더블더블’일 정도다. 서울 삼성에서 뛴 2015-2016시즌부터는 코트 시야가 넓어지고, 팀의 리더로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59경기 연속 더블더블, 통산 3000리바운드라는 역사적인 기록도 남겼다.

현대모비스는 라틀리프의 기량이 상승세인 점에 기대를 건다. 이날 드래프트에 참가한 현대모비스의 이도현 사무국장은 “라틀리프는 꾸준함을 잃지 않았던 선수이며, 이제는 경험과 여유를 바탕으로 전성기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유럽 출장 중인 유재학 감독은 문자메시지를 통해 라틀리프의 복귀 소식을 접했다. 유 감독은 크게 기뻐했다고 한다.

좌측 아킬레스건 파열로 재활 중인 이종현이 복귀한다면 현대모비스는 라틀리프-이종현이라는 ‘트윈 타워’를 형성하게 된다. 라틀리프와 함께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 올렸던 양동근과 함지훈도 건재하다. 라틀리프는 이종현에 대해 “국가대표팀에서 연습했을 때 똑똑한 선수라고 느꼈다”고 했다. 유 감독에 대해서는 “첫 기회를 주신 분이며 몰랐던 농구를 가르쳐주신 분”이라며 반가운 마음을 드러냈다.

라틀리프는 지난 1월 대한민국 국적을 얻었다. 하지만 당분간 국내 선수가 아닌 외국인 선수에 가깝게 간주된다. 라틀리프를 영입한 현대모비스는 외국인 선수를 2명 보유할 수 있지만, 샐러리캡(연봉총액 상한)이 42만 달러로 낮아진다. 다른 구단은 70만 달러다. 라틀리프와 외국인 선수 2명이 동시에 코트에 나설 수는 없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