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승… 최강희 감독 K리그 최다승

입력 2018-04-25 23:54
최강희 전북 현대 감독이 25일 춘천송암운동장에서 열린 강원 FC와의 K리그1 9라운드 경기에서 개인 통산 211승을 달성, 역대 사령탑 최다승 기록을 세운 뒤 팬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전북 현대의 최강희 감독이 K리그 역대 사령탑 최다승 기록을 세웠다.

전북은 25일 춘천송암운동장에서 열린 강원 FC의 K리그1(1부 리그) 9라운드 경기에서 2대 0으로 이겼다. 이날 전북의 승리로 최 감독은 개인 통산 211승을 달성했다. 59세의 최 감독은 65세 때 210승을 거둔 김정남 전 울산 현대 감독을 제치고 역대 최연소, 최다승 기록을 경신했다.

혹자는 말한다. 최 감독이 K리그 최강 전북 사령탑에 올라 장수하는 운을 누려 세운 기록이라고. 그렇지 않다. 최 감독은 뛰어난 리더십과 위기관리 능력 그리고 특출한 지략으로 한국 프로축구의 새 역사를 썼다.

전북에서만 211승을 만든 최 감독은 경기 후 “우리 선수들이 만들어 준 영광스러운 기록”이라며 “그동안 전북에서 많은 기록을 세웠다. 앞으로는 기록 욕심을 내려놓고 팬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축구를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북은 이날 승리로 8승 1패를 기록하며 1위를 유지했다

최 감독은 2005년 7월 전북 사령탑에 올랐다. 당시 전북엔 중상위만 유지해도 만족하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취임 초기 부진한 성적으로 고민하던 그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나는 안 좋은 팀을 좋은 팀으로 만들기 위해 전북에 왔다. 전북을 명문으로 만들어 보자.’ 생각을 바꾼 그는 선수들에게 다가가 가족 같은 분위기를 만들었다.

조금씩 길이 보였다. 최 감독은 2005년 FA컵 우승과 2006년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우승을 일구며 왕조의 기틀의 세웠다. 전북은 리그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2005년 2승 3무 7패에 그쳤지만 2008년엔 17승 8무 14패로 강호다운 면모를 보이기 시작했다.

최 감독은 전북에 FA컵 우승 1회(2005년),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2회(2006·2016년), 정규리그 우승 5회(2009·2011·2014·2015·2017년)를 안겼다. 감독이 아니라 매니저처럼 활동하며 선수 영입부터 육성, 기용 등에 매진한 결과였다.

최 감독에 대해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닥공(닥치고 공격)’이다. 2011년엔 절정에 달한 닥공으로 경기당 평균 2.22골을 뽑아내며 팬들을 열광시켰다.

최 감독은 한물갔다는 평가를 받는 선수들을 품어 재기시키는 데 능하다. 이동국(39)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는 선수들에게 화를 내는 일이 없다. 선수들이 스스로 느끼고, 깨닫게 하는 ‘소프트 리더십’을 통해 감독과 선수 간의 신뢰를 쌓아 나가는 것이 ‘봉동이장’ 최 감독의 스타일이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