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의 최강희 감독이 K리그 역대 사령탑 최다승 기록을 세웠다.
전북은 25일 춘천송암운동장에서 열린 강원 FC의 K리그1(1부 리그) 9라운드 경기에서 2대 0으로 이겼다. 이날 전북의 승리로 최 감독은 개인 통산 211승을 달성했다. 59세의 최 감독은 65세 때 210승을 거둔 김정남 전 울산 현대 감독을 제치고 역대 최연소, 최다승 기록을 경신했다.
혹자는 말한다. 최 감독이 K리그 최강 전북 사령탑에 올라 장수하는 운을 누려 세운 기록이라고. 그렇지 않다. 최 감독은 뛰어난 리더십과 위기관리 능력 그리고 특출한 지략으로 한국 프로축구의 새 역사를 썼다.
전북에서만 211승을 만든 최 감독은 경기 후 “우리 선수들이 만들어 준 영광스러운 기록”이라며 “그동안 전북에서 많은 기록을 세웠다. 앞으로는 기록 욕심을 내려놓고 팬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축구를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북은 이날 승리로 8승 1패를 기록하며 1위를 유지했다
최 감독은 2005년 7월 전북 사령탑에 올랐다. 당시 전북엔 중상위만 유지해도 만족하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취임 초기 부진한 성적으로 고민하던 그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나는 안 좋은 팀을 좋은 팀으로 만들기 위해 전북에 왔다. 전북을 명문으로 만들어 보자.’ 생각을 바꾼 그는 선수들에게 다가가 가족 같은 분위기를 만들었다.
조금씩 길이 보였다. 최 감독은 2005년 FA컵 우승과 2006년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우승을 일구며 왕조의 기틀의 세웠다. 전북은 리그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2005년 2승 3무 7패에 그쳤지만 2008년엔 17승 8무 14패로 강호다운 면모를 보이기 시작했다.
최 감독은 전북에 FA컵 우승 1회(2005년),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2회(2006·2016년), 정규리그 우승 5회(2009·2011·2014·2015·2017년)를 안겼다. 감독이 아니라 매니저처럼 활동하며 선수 영입부터 육성, 기용 등에 매진한 결과였다.
최 감독에 대해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닥공(닥치고 공격)’이다. 2011년엔 절정에 달한 닥공으로 경기당 평균 2.22골을 뽑아내며 팬들을 열광시켰다.
최 감독은 한물갔다는 평가를 받는 선수들을 품어 재기시키는 데 능하다. 이동국(39)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는 선수들에게 화를 내는 일이 없다. 선수들이 스스로 느끼고, 깨닫게 하는 ‘소프트 리더십’을 통해 감독과 선수 간의 신뢰를 쌓아 나가는 것이 ‘봉동이장’ 최 감독의 스타일이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211승… 최강희 감독 K리그 최다승
입력 2018-04-25 23: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