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일, 검찰개혁 속도조절 시사

입력 2018-04-25 21:36
문무일 검찰총장이 25일 서울 서초동 국가디지털포렌식센터(NDFC)에서 열린 검찰체험관 개관 행사에서 대검 블로그기자단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뉴시스

취임 9개월을 맞은 문무일 검찰총장이 “검찰 개혁은 원래 생각했던 부분의 반 정도 했다”며 “나머지 반은 후임 검찰총장에게 넘겨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25일 ‘법의 날’을 맞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검찰체험관을 찾은 대검 블로그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꺼낸 발언이다. 검찰 내부의 반발과 사기 저하를 우회적으로 드러내며 이제는 ‘속도 조절’을 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문 총장은 “나머지 반도 더 하고 싶지만 검찰 구성원들이 힘들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7월 취임한 그는 수사·상고 과정에서 외부 전문가를 통해 국민 여론을 수렴하는 검찰수사심의위원회와 형사상고심의위원회 등 새로운 제도를 연이어 도입했다.

문 총장은 최근 현안에 대해 솔직한 속내를 드러냈다. 그는 “(검찰 개혁 등) 여러 어려움이 있을 거라고 예상하고 취임했다”며 “취임 후 내부가 큰 혼란에 휩싸였고 외부 압력도 예상보다 강했다. 아직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서지현 검사의 ‘미투 폭로’와 관련해서도 “검찰은 업무 특성상 강한 수직문화가 있는데, 수평적인 시대 문화와 맞지 않아 한계점에 온 것”이라며 “검찰 문화를 수평적으로 바꾸고 조화를 이루게 하는 것이 제 숙제”라고 답했다.

문 총장은 “국민의 부정적 시각을 받아들여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국민의 눈에 (검찰은) 누려왔던 사람으로 볼 수 있다”며 “문제를 지적하는 것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겸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