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기업의 사회공헌에서 두드러지는 특징은 교육 분야 투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이다. 여러 기업이 장학사업을 하고 있고 교육격차 해소에 힘쓰며, 변화하는 시대에 맞는 인재를 키우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모습은 우리 기업 성장의 역사와 관련이 깊다. 특별한 자원이 없는 척박한 환경에서 기업을 성장시키다보니 인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지 않을 수 없었다.
26일 전국경제인연합의 ‘2014년 사회공헌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 사회공헌 투자 중 교육 분야 비중은 23.7%였다. 기업·기업재단 250곳이 2013년 교육·학술 분야 사회공헌에 지출한 금액은 6600억원이었다.
우리 기업의 교육 분야 사회공헌 활동은 그 역사가 80년에 이른다. 기업의 인재 양성 노력은 시대마다 모습을 달리 했다. 일제 식민지 시절 장학 사업이 시작됐다. 이때부터 지금까지 운영되는 기업의 장학재단도 여럿 있다. 1970∼80년대에는 이공계 인재 육성을 위해 직접 학교를 설립해 운영하는 기업이 많아졌다. 지방을 중심으로 이공계에 특화된 대학이 생겼다. 현대중공업의 울산대학교(옛 울산공대)와 포스코의 포스텍(옛 포항공대)이 대표적이다. LG는 천안연암대학에서 농·생명산업 분야 인재를 배출하고 있다.
2000년대에 들어서는 청소년 문제 해결과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기업 프로그램이 등장했다. 삼성전자는 교육여건이 부족한 중학생에게 학습기회를 제공하는 ‘삼성 드림클래스’를 2012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중학생에게는 영어와 수학 학습 기회를 제공하고, 강사로 참여하는 대학생에게는 장학금을 지원한다. GS칼텍스는 공모 사업을 통해 선정된 중학교에 미술과 연극이 통합된 심리정서지원 교실인 ‘마음톡톡’ 수업을 개설해 학생 간 소통과 관계 증진을 돕는다.
각 기업의 특징을 살린 재능기부형 교육 사회공헌 프로그램도 있다. LG화학은 2005년부터 전국 사업장 인근의 중학생을 대상으로 ‘젊은 꿈을 키우는 화학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7000명 이상이 캠프에 참가했다.
최근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인재를 양성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정몽구 재단은 2012년 운영 중인 ‘온드림스쿨 초등교실’에 올해부터 ‘인성교육 중점학교’ 프로그램을 추가한다. 재단은 “미래사회가 급격히 변화할 것으로 예상돼 올바른 인성을 갖춘 창의 리더를 육성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말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그래픽=공희정 기자
[미래 인재 키우는 기업] 변화의 시대 ‘창의적 리더’ 육성 팔 걷다
입력 2018-04-26 20:30